여성단체 "여가부 폐지 논란, 소모적 정쟁 아닌 발전적 대안 필요"

2022-01-24 17:43
"여가부 폐지 논란 참담…스스로 자처한 꼴"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사진=유대길 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대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24일 54개 회원단체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여가부 폐지 논란이 소모적 정쟁이 아닌 발전적 대안 모색의 계기가 돼야 한다"며 "여가부 존폐 논쟁에 가담하고 있는 대선 후보들은 이런 방향에 대해 구호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폐지론 부상에는 여가부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정부 부처 내 여가부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왔던 만큼 (여가부 폐지 논란은)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여가부는 위안부 할머니 관련 '윤미향 사건'에 대해 국민이 분노할 때 끝끝내 침묵했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 여가부 장관은 '재보선은 성인지 학습 기회'라는 망언을 일삼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협의회는 "여가부는 갈 길이 먼 여성의 권익 향상과 세계 1위로 부상한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성별 임금격차 극복을 위해 발전적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며 "각 부처에 흩어진 저출산, 영유아, 청소년, 여성, 노인, 가족 등 문제를 다루는 기능과 역할을 한데 모아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가부 폐지 논란은 지난 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문구를 올리면서 재점화됐다. 앞서 지난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부 등과 함께 폐지론을 주장해 한 차례 시끄러웠다.

이에 대해 진보 진영에서는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자극하는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되레 '여성가족부 강화'라고 적었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이 남녀 및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국민 분열적 언동"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