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90', 퍼스트 클래스 '회장님 차' 새 방향 제시
2022-01-13 17:10
11일 용인시 제네시스 수지에서 G90을 시승했다. 앞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네시스 수지까지 뒷좌석에 앉아가는 쇼퍼드리븐을 30여분 체험했다. 뒷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버튼을 눌러보니 잠시 '회장님'이 된 기분이었다.
고급 가죽으로 이뤄진 에르고 릴렉싱 시트는 원하는 부위에 적절한 압박을 가해 주는 마사지 기능을 탑재했다. 여기에 등받이와 머리 받침대, 발 받침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한껏 늘어진 자세를 취하게 해준다. 온열 기능으로 따끈하게 데워진 시트에 마시지까지 더해지니 근육 긴장이 스르르 풀려 잠이 들 것만 같았다.
주행성은 럭셔리 세단의 기본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제네시스 수지에서 광주 곤지암 CGV를 거친 뒤, 수원컨벤션센터까지 약 70km의 시승 구간 동안 G90의 3.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운전자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최고 출력 380마력에 최대 토크 54kg·m가 언제든 고속주행이 가능하다며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GV80’, ‘G80’ 등 제네시스 라인업에 14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음에도 G90에 12인치 디스플레이를 넣은 것은 다소 아쉬워보였다. 센터페시아 조작계도 첨단 사양과 잘 어우러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운전자를 배려한 최신 편의 기술도 주목할 점이다. 스마트키를 들고 다가서면 숨겨진 도어 핸들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부터, 센터 콘솔의 지문 인증 시스템으로 키가 없어도 시동을 걸 수 있다. 또한 차량 안에서 버튼을 눌러 문을 여닫는 ‘이지 클로즈’, 트렁크 뒤에서 3초 이상 기다리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기능, 창문을 열고 주행하다 터널이 나오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등 생각지도 못한 배려심에 깜짝 놀랄 정도다.
시승차 가격은 1억3380만원이다. 개별소비세 5%를 적용하면 1억3237만원이며, 프레스티지 컬렉션을 비롯해 선루프, 능동형 후륜조향, 뱅앤울룹슨 사운드 패키지,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 등 옵션을 포함한 가격이다. 차후 공개할 G90 롱휠베이스는 세단보다 전장이 190㎜ 길어 내부 공간이 더 커진다. 제네시스 최초로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e-S/C)를 적용한 가솔린 3.5 터보 엔진을 장착한 점도 차별점이다.
종합적으로 4세대 G90은 최첨단 편의시설과 소음 하나 느낄 수 없는 정숙성,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뒷받침한 안락한 승차감 등이 돋보인다. 고급 수입차 3인방인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이 긴장할 정도로 차별화에 성공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