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제 폐지·주식 보상 도입…CJ ENM, 일하는 방식 '대전환'
2022-01-13 10:02
CJ ENM은 13일 '다양한 기회, 공정한 경쟁, 파격 보상과 성장'을 기조로 하는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은 기존 '직급', '승진', '정형화된 팀 운영' 중심의 문화에서 '직무', '역할', '프로젝트 기반 유연한 조직 운영'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성과와 역할에 따라 파격 보상하고, 젊은 인재들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연공제 직급 전면 폐지가 가장 큰 변화다. 직제 개편으로 CJ ENM은 직급이 없는 수평적인 회사로 바뀐다. 호칭은 기존과 동일하게 '님'이지만, 사내 인사체계에서 직급이 완전히 폐지돼 '전략기획 박OO님', '예능 제작PD 김OO님'으로 수행 직무와 역할로만 개인을 구분한다. 체류 연한, 연차에 대한 개념도 사라져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누구라도 10년 이내에 스타 크리에이터나 경영 리더(임원) 등으로 성장 가능하다. 성과를 내는 만큼 인정받고 그에 합당한 역할과 보상을 받는 구조로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기존 정형화된 팀 단위의 업무범위를 넘어 프로젝트 단위의 협력적 업무수행이 확대된다. 직급,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프로젝트를 발의할 수 있고, 최적임자가 프로젝트 리더가 돼 멤버를 구성하고, 프로젝트 전반을 이끈다. 프로젝트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기간에는 별도 수당도 지급된다. 프로젝트 중심의 일하는 방식은 조직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업무 도전과 리더 역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직급 폐지에 대한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한다는 취지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식 보상 프로그램(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을 도입한다. 고성과자와 핵심 기여자에게는 추가 주식 보상도 가능하다. 직원이 성과를 내 회사 가치가 상승하면 보상도 덩달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보상이 성과 중심으로만 편향되지 않도록 장기근속 포상 제도도 3년, 5년, 7년, 10년(이후 5년 단위) 등 포상 주기를 단축하고 금액은 확대하는 방향으로 강화한다.
아울러 새로운 금요일 문화를 만드는 차원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4시간만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오후 4시간은 자유롭게 외부에서 창의 혁신 활동을 하는 'B.I+(비아이 플러스)' 제도를 지난 1월 1일부터 도입했다. '비아이 플러스' 제도는 회사로부터 자기 게발 시간을 연간 208시간 부여 받는다는 측면에서 직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 4시간 더 늘어난 주말 시간을 통해 트렌드를 캐치하거나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생겨 생활의 질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이다.
사내 벤처와 사내독립기업(CIC)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업무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거점 오피스' 제도도 확대 운영한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CJ ENM 제주 오피스 이외에도 올해부터 '트윈시티 남산', '일산 빛마루', '동대문 제일제당센터', '용산 CGV'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대 2억원의 사업지원금을 총 다섯 개 팀에 지급하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시리즈A'는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뿐 아니라 스튜디오드래곤, 티빙 임직원까지 참가 모집 범위를 확대해 최근 1차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1차 서류 접수 결과 전체 지원자 중 69%가 대리, 사원급의 젊은 지원자인 것이 특징이다. 사업 내용도 대체 불가 토큰(NFT), 원천 지식재산(IP) 등 엔터테인먼트업계 신사업 관련 아이디어가 주류를 이뤘다. 외부 벤처 전문가 특강과 사내 콘텐츠전문가의 멘토링을 거쳐, 오는 2월 중 최종 사내벤처팀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은 이재현 CJ 회장이 그룹 중기 비전 발표에서 최고 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한 부분과 궤를 같이한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하고잡이'들이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동안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이, 연차, 직급을 가리지 않는 인재 발탁과 임직원 스스로 일하는 시공간과 경력(Career Path)까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Self-Design) 몰입'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CJ ENM 관계자는 이번 인사제도 혁신 방향이 '공감력(The Power of Empathy)', '독창성(The Power of Originality)', '사명감(The Power of Commitment)'이라는 ENM 성장을 이끌 핵심가치(The Power of CJ ENM)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력은 경계를 넘나드는 열린 교류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힘, 독창성은 예민한 통찰력으로 발견하고 연결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만의 차별점을 만들어 가는 힘, 사명감은 우리 일의 의미와 영향력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힘을 뜻한다. CJ ENM은 세 가지 힘을 갖춘 최고 인재들이 더욱 성장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최고의 인재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 '일하는 방식'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며 "역량과 성과에 따른 파격 보상, 자기주도형 유연한 업무 환경 조성, 역량 있는 인재에게 새로운 업무 도전 및 리더 기회를 부여해 최고의 인재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로 탈바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