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글쎄?"...베트남 반응은 '무덤덤'

2022-01-14 05:01
보건부 "확진자 25명 대부분 경증"…시민 반응도 큰 동요 없어
하노이 확산 불구…국제선 재개·3일 격리단축 등 시행 시작

베트남이 강한 전파력을 보이는 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 상륙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베트남 신규 확진자는 계속해서 1만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먼저 정부 차원에서 오미크론 증상이 대부분 중증이 아니라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고 시민들 또한 코로나19보다 경제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베트남 정부공보(VGP)와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베트남에서 오미크론 관련 확진자는 지금까지 31명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보건부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를 처음 확인한 이후 이날까지 오미크론 확진자가 대부분 무증상이라고 밝혔다.
 
응우옌쯔엉썬(Nguyen Truong Son) 베트남 보건부 차관은 관련 회의에서 “베트남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확진자가 델타 변이와 비교하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적지만, 베트남 사례는 대부분 무증상이고 양호한 건강 상태를 유지한다"며 "오미크론 변이는 폐를 덜 손상시키고, 코·목 등 호흡기 기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제 충분한 코로나19 백신을 보유 중이며, 다른 국가 대비 높은 백신 접종률도 나타내고 있다”며 “오미크론 감염이 고립된 지역에서 감지돼 통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응우옌쯔엉썬(Nguyen Truong Son) 베트남 보건부 차관 [사진=베트남보건부]

쩐닥푸(Tran Dac Phu) 베트남 공중보건비상운영센터 소장 또한 영국 보건안전청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100만건 이상의 코로나19 사례를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입원 위험이 델타 변종보다 3배 낮다”며 “바이러스가 자연 변이를 통해 전파력은 강해지나 치명률은 떨어진다는 일반론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민들 반응 또한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민투(Minh Thu) 베트남 픽토리알 기자는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취재 결과 베트남인들이 오미크론 상륙에 대해 소식을 들었지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라며 현재는 코로나19보다 그동안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고 본인 소득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 미딩의 한 베트남인은 “이미 최악이었던 4차 대유행까지 겪은 마당에 더 이상의 어려움은 없어야 한다”면서 “오히려 파급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이 차라리 우세종이 돼서 코로나19 종식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로 발원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신규 확진자 중 95% 이상, 유럽 신규 확진자 중 85% 이상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오미크론이 지난해 12월 28일 최초로 상륙했다. 영국 런던에서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한 베트남인에게서 이 표본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후 지난 10일 기준 확진자가 추가로 31명 발생했지만 초기 확진자들은 일주일 격리 후 별다른 증상이 없어 모두 격리 해제된 상황이다. 

하노이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수도 하노이의 확산세가 최근 두드러지지만, 베트남 정부와 현지 언론들이 이번 오미크론 발생 이후 관련 보도를 크게 다루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 정기 노선 재개 이후 첫 항공편은 지난 1일 호찌민시 떤선녓공항으로 들어왔다. [사진=베트남통신사]

이런 가운데 베트남 정부는 앞서 예고한 국제 정기노선 항공편 재개, 해외 입국자 3일 격리 방안 등 코로나19 관련 완화 정책을 시작했다. 

베트남 민간항공국(CAAV)은 지난 6일부터 한국, 일본 등을 오가는 베트남 국적 항공사의 운항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항공국은 해당 국가를 대상으로 현재는 주2회 항공편이 오가고 있지만 설(뗏) 명절 수요에 맞춰 노선을 증편할 계획이다.

또한 백신 접종 완료자와 코로나19 완치자를 대상으로 하는 3일 격리 방안도 국제 노선 재개에 맞춰 시작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보건부의 해외 입국자 3일 격리 방안은 현재 하노이, 호찌민, 빈푹성 등이 관련 공문을 내고 이 방안을 적용 중이다. 다만 다른 지방성은 별도의 공문 없이는 지금과 같은 일주일 시설 격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찌민을 중심으로 다른 지방 도시들도 속속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완화하고 있다. 호찌민시 인민위원회는 11일부터 식당 등 일반 서비스업에 이어 바, 노래방,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에 대해 영업 재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바리아붕따우성, 빈증성, 껀터시 등 주변 남부 지방도 호찌민시와 같은 규정을 이날 동일하게 적용했다.

부득담 베트남 질병관리통제위원회 부위원장 겸 부총리는 최근 설 연휴기간에 전염병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신규 조치를 최근 발표했다며 “최근 호찌민 등 일부 지역에서 완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확진자 또한 레드(위험)존과 옐로(경보) 지역에서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2년 신정 연휴에 시민들이 하노이 도심인 환끼엠(Hoan Kiem) 호수 주변에서 북적이고 있다. [사진=전찌(dan tri) 누리집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