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덮친 윤석열發 '멸공 인증'...일각선 역풍 우려

2022-01-10 00:00
尹 이어 나경원·최재형도 잇따라 인증샷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느닷없이 '멸공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6일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 것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어받으면서 정치권 이슈로 단숨에 번졌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가 전날 인스타그램에서 신세계 이마트 이수점을 방문해 장을 보는 사진을 올리며 #멸치, #콩 등 해시태그를 달자 당내 인사들이 이틀째 이와 비슷한 '장바구니 목록'을 앞다퉈 게시하고 나섰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정 부회장 게시물을 겨냥해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며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썼다.

윤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멸치볶음과 콩조림을 곁들여 아침식사를 하는 영상과 함께 '멸공 챌린지'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을 올렸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장 보는 사진과 함께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콩, 자유시간. 그리고 토요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 멸공! 자유!"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윤 후보와 같은 '여수 멸치' 제품을 손에 들고, 촬영 구도마저 비슷하게 연출한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김진태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는 이마트에서 달걀+파+멸치+콩을 구입했군요"라며 "다 함께 멸공 캠페인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윤 후보가 쏘아 올린 이른바 '멸공 챌린지'를 두고 일각에서는 역풍 우려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특히 "선거 국면에서 중국, 북한 등 외교안보에 민감한 이슈를 섣불리 의제화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즉각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공정과 상식'이 망하자 '멸공과 자유'로 판갈이 중인 듯"이라며 "70, 80년대 흑백TV 윤석열 검찰당 구호로는 안성맞춤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를 염두에 둔 듯 "어느 대선 후보의 특정 대기업 대형마트 장보기의 그늘···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마음은 생각해 봤을까?"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