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미국發 긴축 악재…물가 잡기 비상

2022-01-10 05:00
농축산물 두달 연속 7%대 상승

9일 오후 고양시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방역패스 확인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초고강도 긴축 의지를 드러내면서 국내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설을 앞두고 먹거리 물가 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 악재도 부상해서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10일부터 28일까지를 설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성수품 공급에 집중한다. 이번 설 명절에 시장에 풀리는 16대 성수품 물량은 20만4000t으로 지난해보다 4만8000t 많다.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가 3년째 이어지고 세계 공급망이 여전히 불안해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조처다.

최근 농·축·수산물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재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0.5% 오르는 데 그쳤지만 11월에는 7.6%, 12월 들어서는 7.8%까지 뛰었다. 이달도 상황이 좋지 않다. 겨울철 인기 채소인 딸기는 지난 6일 현재 한 달 전보다 27.1%, 평년과 비교하면 70.5%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여기에 이상기후로 인한 원부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대란을 이유로 프랜차이즈 커피, 믹스커피, 햄버거 등 먹거리 가격도 최대 10% 가까이 올랐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조기 인상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뿐 아니라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를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예상보다 이르고 강한 돈줄 죄기에 세계 시장이 출렁였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200원대로 치솟았다. 양적긴축 내용을 담은 지난해 12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이 공개된 직후인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201.0원을 기록했다. 1년6개월 만에 1200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어 7일(1201.5원)에도 소폭 올랐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가파른 환율 상승이 물가 오름세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지난 6일 "환율 흐름이 지금 제일 중요한 대외 변수"라고 짚으며 "시장 쏠림이나 급격한 변동성 확대가 발생하면 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