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복태 포스코터미날 사장, '포스코플랜텍' 구원투수로

2022-01-04 19:00
5년 만에 코스피 재상장 앞두고 긴급 투입
사업확장·계열사편입 포석 등 해석 분분

김복태 포스코터미날 사장이 포스코플랜텍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5년여 만에 재상장을 앞두고 대주주 유암코가 김 사장을 구원투수로 영입했다는 분석이다.

4일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플랜텍 측은 포스코그룹에 김 사장을 자사 사장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포스코그룹은 김 사장 등과 논의를 거쳐 이를 수락했으며 1월 중 예정된 유암코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플랜텍 사장에 임명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1988년 포스코에 입사해 철강생산본부 안전생산전략실장, 글로벌마케팅조정실장, 마케팅본부 판매생산조정실장, 전략기획본부 물류통합TF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포스코터미날 사장에 올랐다. 취임 1년 만에 전격 이동이다.

포스코플랜텍은 1982년 설립된 포스코그룹의 철강 플랜트 자회사로 포스코가 60.84%, 포스코건설이 13.10%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7월 부실기업 성진지오텍을 흡수합병한 후 자금 사정이 악화돼 2016년 4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퇴출됐다.

지난 2020년 3월 워크아웃 종료 직전 포스코플랜텍 이사회는 전체 주식 1억8083만4946주에 대해 6분의 1 균등감자를 결정하고 발행 주식을 3013만9158주로 줄였다. 이후 신주 1억2000만주를 발행해 유암코에 주당 500원씩 배당했다. 유암코는 배당을 통해 전체 발행 주식 중 71.93%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지분은 각각 11%, 2.4%다.

김 사장의 이동을 두고는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하나는 포스코플랜텍이 5년 만에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김 사장을 영입해 사업 확장에 나서려 한다는 해석이다. 

유암코는 포스코플랜텍 대주주로 오른 직후 재상장을 추진해왔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코스피 시장에 재입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플랜텍 지분 인수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공적인 IPO와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해 포스코 물류·마케팅 전문가인 김 사장의 영입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을 다시 그룹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사장이 금융 전문가가 아닌 만큼 IPO에 큰 역할을 하기보다는 그룹사 재편입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유암코는 자산관리기업으로 포스코플랜텍 재상장에 성공하면 이를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지분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 상장이 마무리되면 유암코 지분을 재매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신주 발행 당시부터 유암코와 포스코 사이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김복태 포스코터미날 사장 [사진=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