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로 보는 중국] "베이징·상하이 안 부럽다" 거물급 상장사 품은 中강소도시들

2022-01-04 01:00
'시골깡촌'에서 '배터리 도시'로…닝더
마오타이酒가 먹여 살리는 혁명도시 '쭌이'
​"우량예의 고향" 쓰촨성 성장률 1위 '이빈'
​상장사 107곳 배출한 '공업도시' 쑤저우

거물급 상장사 품은 중국 강소도시 [자료=제일재경일보]

중국 부자동네 푸젠(福建)성 현(縣)급 도시 9개 중 경제 성적표로 만년 꼴찌였던 닝더(寧德)시. 한낱 시골 깡촌에 불과한 닝더는 지난해 지역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0% 넘게 뛴 3180억 위안(약 60조원)으로, 단숨에 푸젠성 도시 6위로 올라섰다. 

닝더시 경제 도약의 일등공신은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寧德時代, CATL)다. 중국 전기차 시장을 등에 업고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로 성장한 CATL의 지난해 말 시가총액은 1조3705억 위안(약 257조원). 마오타이·공상은행 다음으로 몸값이 비싼 중국 본토 증시 3대 시총 기업으로 등극했다. 

CATL 덕분에 닝더에도 투자가 밀려오며 오늘날 100억 위안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 배터리 도시로 성장했다.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2020년 배터리 전기차 산업이 현지 지방정부에 기여한 재정수입만 100억 위안에 달한다. 
 
마오타이酒가 먹여 살리는 혁명도시 '쭌이'
중국엔 닝더처럼 거물급 상장사가 지역 경제를 먹여 살리는 중소도시가 적지 않다. 구이저우(貴州)성 쭌이(遵義)시도 한 예다.

중국 공산당의 대표적 혁명 유적지로만 알려진 쭌이시. 중국 명주로 꼽히는 바이주(白酒, 고량주) 기업 마오타이(茅臺)가 둥지를 튼 도시이기도 하다. 마오타이는 중국 증시 대표 황제주로, 지난해 말 시총만 2조5700억 위안에 달해 구이저우성 전체 GDP도 훌쩍 웃돌았다. 

마오타이를 품은 쭌이시의 경제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GDP는 2020년보다 11% 증가해 사상 첫 4000억 위안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GDP 규모로는 성도 구이양에 이은 2위지만, 성장률로는 1위다.

쭌이시를 먹여 살리는 산업은 단연 주류 산업이다. 전체 지역 산업의 70%를 차지한다. 마오타이그룹 매출은 쭌이시 GDP의 4분의1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부채난에 시달리는 구이저우성에 무상 주식이전 등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일각에서는 지방정부의 '돈줄'이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우량예의 고향" 쓰촨성 성장률 1위 도시 '이빈'
쭌이시처럼 바이주가 먹여 살리는 도시가 중국에 또 하나 있다. 마오타이와 쌍벽을 이루는 명주 우량예(五糧液)를 배출한 도시, 쓰촨(四川)성 이빈(宜賓)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량예 시총은 8위로, 중국 석유메이저 업체 페트로차이나보다 높다. 

이빈은 오늘날 쓰촨성 21개 도시 중 GDP 기준으로 청두·몐양에 이은 '톱3' 경제도시로 발돋움했다. 특히 성장률만 놓고 보면 2019~2020년 2년 연속 쓰촨성이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엔 바이주뿐만 아니라 신에너지, 스마트폰 등 전략적 신흥산업 발전에 박차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엔 CATL 배터리 공장 유치에 성공하며 수차례에 걸쳐 총 380억 위안 규모 투자를 받기도 했다.
 
​상장사 107곳 배출한 공업도시 '쑤저우'
이밖에 중국 최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조사 창청자동차(長城汽車)를 키워낸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 중국 가전공룡 메이디(美的)와 1위 조미료업체 하이톈웨이예(海天味业)가 둥지를 틀고 있는 광둥(廣東)성 포산佛山), '중국의 명약' 편자황(片仔癀)을 배출한 푸젠성 장저우(漳州), 중국 최대 돈육가공업체 무위안(牧原)식품의 고향 허난(河南)성 난양(南陽) 등이 있다. 이들 상장사는 현지 지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 상장기업 수로 따지면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와 충칭·톈진 직할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상장기업 수를 거느린 도시는 장쑤(江蘇)성 공업도시 쑤저우(蘇州)가 꼽혔다. 모두 175곳 상장사를 배출했다. 중국 간판 로봇청소기 제조사 커워쓰(科沃斯, 에코백스), 통신모듈칩 제조사 쓰루이푸((思瑞浦)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