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자본시장 전망③] "대선 전에 회사채 찍짜"…CB·BW "이미 많이 찍었다"

2022-01-03 06:04

연초 회사채 시장의 키워드는 '대선'이다. 이번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빅 이벤트 전에 자금을 빠르게 끌어올 전망이다. 반면, 중소·중견 기업들은 지난해 12월 이전 관련 법 개정 이전에 대거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발행을 결정한 터라 이들 메자닌 증권 발행은 소강상태가 예상된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의 제 20대 대통령이 선출된다. 새로운 대통령이 새로운 정책으로 앞으로 5년의 국정을 이끌어간다. 회사채 시장에는 조기 자금 조달과 집행의 동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1월과 2월의 회사채 발행은 예년의 같은 기간보다 훨씬 많을 전망"이라며 사상 최대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선 이후에는 정책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자금을 조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기조는 정책의 방향성으로 이어지는데 이로 인해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에너지다. 원자력 발전을 통한 에너지는 기존 우리나라의 주요 에너지 확보 수단이었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축소됐다. 그 자리를 수소, 태양광 등을 통한 발전이 대체했다. 해운 산업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 기간 산업인 해운업을 재건하기 위해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세우고, HMM을 집중 지원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 12척이 투입된 이후 HMM은 해운 경기 호황과 함께 되살아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0월 전후로 급격히 위축됐던 투심도 어느 정도 회복된 상황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11월 들어서 시장금리는 내려가고 기준금리가 올라가며 채권 가격이 많이 회복됐다. 시장금리는 안정화되는 모습"이라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도 많은 가운데 집행해야 하는 물량도 많아 연초 회사채 시장은 활발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중견 기업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주 활용하는 CB와 BW 등의 발행 결정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상장회사 최대주주 등의 편법적 지분 확대나 불공정 거래에 악용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전환가격 조정을 다룬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는데,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 코스닥 기업들은 규정을 피하기 위해 잇따라 사모 CB와 사모 BW 발행을 결정했다. 일부 기업들의 발행 결정 이후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물량을 제외하면 정중동의 모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