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모바일 게임을 아케이드 기계로 옮겨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방식은 게임물 등급 분류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오경미 대법관)는 28일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대전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게임장을 운영하며 슬롯머신을 모사한 릴게임인 한 안드로이드 무료 모바일 게임을 태블릿PC 100대와 아케이드 100대가 연결된 플랫폼에 설치한 뒤 3분에 1만원의 이용료를 받고 고객들에게 제공한 혐의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 받았다. 1심은 A씨의 동종 범죄 처벌 전력과, 같은 해 게임산업법 위반으로 단속까지 당했음에도 장소를 옮겨 게임장을 열고 게임기 숫자를 오히려 늘린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반면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게임장에서 1만원을 투입한 뒤 3분이 지나면 화면이 가려지고 돈이 추가로 투입돼야 화면이 보이게 게임기 설정이 돼 있지만 이런 장치가 게임물 내용 자체를 변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게임산업법을 위반한 것이 맞다고 봤다.
 
무료 모바일 게임이 유료 아케이드 게임으로 바뀌며 잠재적·현실적 게임 이용자의 참가 가능성과 참여 정도가 변했고, 사행성 조장 정도도 슬롯머신 모사 게임의 과금체계가 유료로 변경되면 현격한 차이가 생긴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은 "게임산업법과 시행규칙은 게임물 이용에 사회 통념상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는지 여부 등을 사행성 확인을 위한 기준의 하나로 규정한다"며 "이런 과금체계 변경은 등급 분류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유료 아케이드 게임물 형태로 변경하는 것이 (게임산업법상) '등급을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등급 분류를 받은 이후 유료 아케이드 게임으로 변경하더라도 수정 신고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이는 게임산업법이 수정 신고제도를 둔 취지에 반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