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허블 성능 100배' 제임스 웹이 캐낼 우주 비밀들

2021-12-27 15:44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허블보다 관측 능력 높아 우주 비밀 밝힐 것으로 기대
멀어도 너무 먼 곳으로 떠난 웹 망원경…고장날 땐 수리 불가능해 12조원 '허공'

로켓과 성공적으로 분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사진=AP·나사·연합뉴스]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생명체가 살고 있는 외계 행성이 있을까?"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에 인류가 한 걸음 다가섰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이런 호기심을 품고 우주로 떠났기 때문이다. 웹 망원경은 선배 격인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더 선명하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눈'을 갖춰 여태껏 풀지 못한 궁금증을 차츰 밝혀낼 것으로 보인다.

27일 NASA에 따르면 웹 망원경은 25일 밤 9시 20분께(현지시각 25일 오전 9시 20분)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인근의 유럽우주국(ESA) 발사장인 기아나 우주 센터의 아리안 제3발사장에서 아리안5호 로켓에 실려 지구 밖으로 떠났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리는 웹 망원경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웹 망원경은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알지 못했던 점들을 찾아낼 것이며 무엇을 밝혀낼지 무척 기대된다"고 전했다. 롭 나비아스 NASA 대변인도 ​BBC를 통해 "웹 망원경이 우주 탄생 시점으로 되돌아가는 항해를 시작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레고리 로빈슨 웹 망원경 프로그램 책임자는 "웹 망원경 발사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임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다. 웹 망원경은 우주에서 전개된 작업 중 가장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다. 이후 (웹 망원경) 시운전이 완료되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놀라게 만들 이미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웹 망원경의 이름은 NASA 제2대 국장인 제임스 에드윈 웹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미국이 소련과 한창 우주 경쟁을 벌이던 1960년대에 미국의 달 착륙 계획을 추진한 인물이다. 웹 망원경보다 앞서 임무를 수행한 허블 망원경도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 이름에 착안해 지어졌다. 에드윈 허블은 1929년 우주가 팽창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인물이다.
 

허블 우주망원경 주경(왼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주경(오른쪽)의 크기 비교 [사진=NASA 홈페이지]

웹 망원경이 우주 수수께끼를 풀 열쇠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허블 망원경과의 체급 차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 쉽게 말해 허블 망원경이 미들급 선수라면 웹 망원경은 헤비급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망원경의 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경(Primary mirror)을 보면, 웹 망원경은 주경이 무려 6.5m(미터)에 달한다. 이는 지금 1.32m의 금도금 베릴률 거울 18개를 벌집 모양으로 이어붙인 형태다. 반면 허블 망원경의 주경은 2.4m이며 같은 적외선 망원경인 스피처 망원경은 0.85m에 불과하다.

또 허블망원경이 가시광선으로 우주를 들여다봤다면, 웹 망원경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한다. 다시 말해 훨씬 더 먼 과거의 우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이 웹 망원경을 두고 "우주가 시작하는 시점으로 데려갈 타임머신"이라고 평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를 바탕으로 웹 망원경은 빅뱅 이후 약 3억년밖에 흐르지 않은 135억년 전 초기 우주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할 수 있다. 또 외계행성 대기의 구성 성분을 분석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지구, 달, L2 간의 거리 비교 [사진=NASA 홈페이지]

웹 망원경과 허블 망원경은 임무를 수행하는 위치도 다르다. 앞서 허블 망원경은 지구 600㎞ 상공에 머물며 천체를 관측했다. 하지만 웹 망원경은 약 한 달간 우주를 항해한 뒤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제2라그랑주점(L2) 궤도에 진입해 임무를 수행한다. L2 위치는 태양-지구-L2 순이며, L2에서 바라봤을 때 태양이 지구에 가려져 있는 형태다. 즉 L2 지점은 태양광 영향을 적게 받는 곳이다. 또 지구와 태양이 중력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자리에 머무를 수 있어 연료 소모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웹 망원경이 한 달 뒤 L2 지점에 무사히 안착하더라도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하나라도 고장 난다면 모든 건 수포가 된다. 고장 날 때마다 우주왕복선을 보내 수리할 수 있던 허블 망원경과 달리, 웹 망원경은 사람이 수리하러 가기엔 '멀어도 너무 먼 곳'에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발사 모니터하는 기아나 우주센터 관제실 [사진=AP·나사·연합뉴스]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 '인류의 눈' 웹 망원경이 처음 보내올 사진엔 어떤 정보들이 담길까. NASA는 웹 망원경이 우주 역사의 모든 단계를 탐구할 것이며 새롭고 놀라운 발견을 해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 기원과 그 속에 인류는 어디쯤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아주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