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인원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직무 범위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수사 범위도 확대된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 파견 인원도 확대됐다. 새로 임명되는 특사경들은 내년 1분기 중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자본시장 특사경의 직무 범위 및 규모를 확대해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조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불법행위에 대해 신속히 수사하는 절차를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자본시장특사경 규모는 기존 16명에서 31명으로 확대된다. ​특사경에는 금융위 공무원 3명과 금융감독원 직원 4명이 새로 지명된다. 이들은 특사경 전반에 대한 관리·지원업무와 특정 사건 수사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본원에 배치되는 인원도 기존 10명에서 15명으로 5명 증원된다. 이들은 금감원 내부에서 수사 전담인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출범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 파견 인원도 6명에서 9명으로 3명 늘어난다. 기존에는 파견 인원 전원이 금융조사부에서 활동했지만 증원 이후로는 수사협력단에 6명, 금융조사부에 3명 배치된다. 이들은 검사의 직접적인 수사지휘하에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수사업무를 수행한다.

수사 범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증선위원장이 검찰에 이첩한 긴급조치(패스트트랙) 사건 중 검사가 특사경에 지휘·배정한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 개편안이 시행되면 특사경이 자체적으로 거래소 심리자료에 대한 기초조사 또는 자체 내사 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증선위원장에게 보고한 후 수사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특사경 규모와 권한을 확대하는 까닭은 기존 인원과 권한으로는 이들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금융위 공무원 1명과 금감원 직원 15명 등 총 16명으로 출범한 특사경은 1호 사건으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주도한 사기적 부정거래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불공정거래 사건 해결에 앞장서왔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증선위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금감원을 중심으로 특사경이 운영되다 보니 수사에 제약이 있었다. 금감원 본원 내 수사 인원이 10명으로 제한되고 검사의 지휘·배정 없이는 수사를 진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내 자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도 특사경 확대 필요성을 높였다. 2019년말 27조원 규모였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3분기 기준 68조원으로 급성장했고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도 같은 기간 2900만개에서 5200만개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유튜브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주식리딩방도 성행하기 시작했다. 주식리딩방 관련 민원·피해는 2019년 1138건에서 지난해 1744건, 올해 3분기까지 2315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당국은 지난 2월부터 특사경 운영의 한계점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2월부터 6월까지는 금융위와 금감원, 서울남부지검 등이 참여하는 조사심리기관협의회가 열렸고 지난 7~8월에는 금융위와 검찰이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특사경 확대는 금융당국이 꾸준히 추진해온 사안이다. 금융위는 지난 22일 2022년 업무계획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과징금과 다양한 제재 수단 도입을 추진하고 자본시장 특사경의 직무 범위 확대 등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패스트트랙에 한정된 특사경의 수사 범위를 인지수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내년 1월 중 '자본시장특사경 집무규칙' 고시를 제정해 세부 업무절차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새로 지명되는 특사경들은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및 금감원 특사경실에 배치돼 수사업무를 수행한다. 인원 배치는 1분기 중으로 이뤄진다. 또 손영채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장을 필두로 '자본시장특사경 설립 준비TF'를 설치해 사전 준비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