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결산-포털·게임]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부터 게임 셧다운제 폐지까지
2021-12-26 08:00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최대 호황을 누린 포털·게임업계가 올해는 여러 이슈로 고전했다. 게임사들은 전 직원의 연봉을 일괄 인상하는 경쟁을 벌여 인건비 부담이 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장기화로 신작, 업데이트 출시가 연기돼 실적이 하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지적을 받아 이해진, 김범수 창업자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서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국만의 갈라파고스 규제로 손꼽힌 게임 셧다운제가 폐지되고, 전 세계 최초로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법안이 한국에서 시행됐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재산 절반 기부 선언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쓰겠다며, 더기빙플레지와 기부 서약서를 작성했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을 서약하며 시작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김 의장이 서약할 당시를 기준으로, 25개국의 220명이 서약했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와 메타(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서약에 참여했다. 한국인으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에 이어 김 의장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20주년 특집 기사를 보고 창업의 꿈을 키웠던 청년이 이제 기빙플레지 서약을 앞두고 있다. 기사를 처음 접했던 때만큼이나 설렘을 느낀다"며 "저와 제 아내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하며, 자녀들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눴던 여러 주제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부터 기부금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김 의장은 사회 공헌을 위한 개인재단 ‘브라이언임팩트’를 설립했다.
◆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완료... ‘아시아 빅테크’ 출범
일본 최대 메신저 ‘라인’과 포털 ‘야후재팬’이 경영통합해 ‘아시아 빅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지난 3월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진 합작법인 ‘A홀딩스’를 정식 출범했다. A홀딩스는 산하에 중간 지주사 ‘Z홀딩스’를 두고 있고, Z홀딩스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지분을 100%씩 보유한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일본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각각 8600만명(2020년 3분기 기준), 67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의 합산 이용자 수는 일본 인구(약 1억2600만명)보다 많고, 경쟁사 라쿠텐(약 1억1800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Z홀딩스는 구글과 아마존, 메타 같은 글로벌 기업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시가총액이나 인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통합을 결정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글로벌 IT 공룡의 공습을 ‘제국주의’라고 표현하며, 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경영통합을 보고 받고 “100% 찬성한다”고 말했다.
◆ 크래프톤 상장, 韓 게임 대장주 우뚝
배틀로얄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지난 8월 기업공개(IPO)에 성공, 단숨에 게임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22조1997억원(20위)으로 장을 마감했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은 1조6704억원, 영업이익은 7739억원이다. 매출 기준 업계 4위, 영업이익은 3위다.
2007년 설립된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은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이후 급성장한 게임사다. 배틀그라운드는 100인의 이용자가 고립된 섬에서 각종 무기와 차량, 오토바이를 활용해 전투를 벌여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 장르의 총싸움 게임이다. PC·콘솔 버전은 전 세계에 7500만장 이상 판매됐고, 모바일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건을 넘어섰다.
◆ 韓, 전 세계 최초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
한국이 세계 최초로 앱마켓 ‘인앱결제’ 강제를 법으로 저지했다. 인앱결제는 구글, 애플이 제공하는 앱마켓 결제 시스템으로, 결제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아 국내 인터넷·콘텐츠업계가 ‘앱 통행세’라고 비판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월 14일부터 구글,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 법안은 구글, 애플 같은 앱마켓 기업이 특정 결제 방식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한 법안이다. 앱마켓 기업이 부당한 이유로 앱 심사를 지연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구글이 결제 수수료가 30%인 앱마켓 인앱결제를 입점 업체들에 강제하려고 하자, 여야 의원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이로써 한국은 전 세계 최초로 앱마켓을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가 됐다. 그동안 앱마켓 사업자를 겨냥한 법안이 시행된 사례는 없다.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 사례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 네이버, 실검 16년 만에 폐지
네이버가 지난 2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종료했다. 2005년 5월 출시 후 약 16년 만이다.
네이버는 다양한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보여주기 위해 2005년 실검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해왔으나, 최근 사용자들의 인터넷 서비스 이용 행태가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맞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에 맞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이 실검과 같이 주어지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소비하기보다, 능동적으로 포털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인터넷 서비스의 가장 활발한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춰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실검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실검은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지표였으나, 순위 조작 논란도 제기돼왔다. 2019년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찬반 세력들이 ‘조국 힘내세요’, ‘조국 사퇴하세요’ 등의 키워드를 실검에 경쟁적으로 올려놓는 사건이 발생했고, 각종 마케팅 업체들의 광고성 키워드가 실검을 도배해 질타를 받았다. 이에 네이버는 이용자의 연령, 관심도에 따라 다르게 실검이 나오도록 개선했고, 선거 기간에 잠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이번 실검 폐지는 실검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에 포털 다음의 실검을 폐지했다.
◆ 게임업계 연봉 인상 경쟁
지난 2월 초, 게임업계 매출 1위 기업 넥슨이 전 직원의 연봉 800만원을 일괄 인상하겠다고 밝힌 이후,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컴투스, 웹젠, 조이시티 등 주요 게임사들이 도미노처럼 연봉 인상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이 비대면 콘텐츠로 각광 받으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그에 대한 성과를 직원들과 나눴다. 그러나 올해는 연봉, 성과급 인상 경쟁의 여파로 게임사들의 이익이 지난해 대비 줄었다.
◆ 게임 셧다운제 10년 만에 폐지
한국의 대표적 ‘갈라파고스 규제(세계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규제)’인 게임 셧다운제(이하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지난 8월 셧다운제 폐지를 결정했다. 셧다운제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PC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규제다.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11년에 도입됐다.
정부는 셧다운제 도입 후 현재까지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고, 트위치 같은 1인 게임 방송 플랫폼과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소셜미디어 같이 게임을 대체하는 매체가 다양해져, PC온라인게임 이용시간만 규제하는 셧다운제의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또한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의 여가생활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정부는 대신 게임시간 선택제를 도입한다. 만 18세 미만 청소년과 그의 부모가 게임 이용시간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 이해진·김범수 소환... 플랫폼 국정감사
지난 10월,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선 “해외 시장 개척 성과를 앞으로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구글(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망 무임승차에 대해 역차별을 해소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 네이버 1981년생 여성 CEO 파격 발탁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1981년생(만 40세) 최수연 글로벌사업부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한성숙 대표에 이어 두 번째 여성 CEO이자, 가장 어린 수장이다.
최 신임 대표 내정자는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공채로 입사했다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2019년 네이버 글로벌 사업지원부로 다시 합류했다. 지난해 3월 네이버 비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 신임 대표 내정자는 이사진으로부터 글로벌 사업 전략, 시장 이해도, 문제해결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남선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1978년생인 김 책임리더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근무를 거쳐 모건스탠리, 맥쿼리자산운용 등을 거친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지난해 네이버에 합류해 투자·글로벌 M&A 전담 조직을 이끌어왔다.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의 빅딜을 주도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선제적인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나갈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것”이라며 “이사회와 경영진은 두 내정자에 대해 다양한 필드에서의 경험과 새로운 영역을 넘나드는 도전적인 이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사회에서 최 신임 대표와 김 신임 CFO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 카카오페이·보이스톡 아버지 류영준, 카카오 이끈다
간편결제 카카오페이, 카카오톡 기반의 무료전화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류 대표 내정자는 1977년생(만 44세)으로, 건국대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SDS에서 근무하다가 2011년 카카오로 이직해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했다.
2013년에 카카오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 2015년에 카카오 핀테크 총괄 부사장, 2017년부터 카카오페이 대표를 맡으며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시장에 안착시켜 국내에서 생소하던 테크핀 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페이는 2014년에 국내 최초로 비밀번호 6자리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송금, 멤버십, 인증, 투자,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국내 주요 금융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류 대표는 네 차례 도전 끝에 카카오페이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개발자로 시작해 기획, 비즈니스 등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며 카카오페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혁신 기업으로서 본연의 DNA를 살려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재산 절반 기부 선언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쓰겠다며, 더기빙플레지와 기부 서약서를 작성했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을 서약하며 시작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김 의장이 서약할 당시를 기준으로, 25개국의 220명이 서약했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와 메타(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서약에 참여했다. 한국인으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에 이어 김 의장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20주년 특집 기사를 보고 창업의 꿈을 키웠던 청년이 이제 기빙플레지 서약을 앞두고 있다. 기사를 처음 접했던 때만큼이나 설렘을 느낀다"며 "저와 제 아내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하며, 자녀들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눴던 여러 주제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부터 기부금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김 의장은 사회 공헌을 위한 개인재단 ‘브라이언임팩트’를 설립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지난 3월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진 합작법인 ‘A홀딩스’를 정식 출범했다. A홀딩스는 산하에 중간 지주사 ‘Z홀딩스’를 두고 있고, Z홀딩스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지분을 100%씩 보유한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일본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각각 8600만명(2020년 3분기 기준), 67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의 합산 이용자 수는 일본 인구(약 1억2600만명)보다 많고, 경쟁사 라쿠텐(약 1억1800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Z홀딩스는 구글과 아마존, 메타 같은 글로벌 기업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시가총액이나 인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통합을 결정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글로벌 IT 공룡의 공습을 ‘제국주의’라고 표현하며, 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경영통합을 보고 받고 “100% 찬성한다”고 말했다.
배틀로얄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지난 8월 기업공개(IPO)에 성공, 단숨에 게임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22조1997억원(20위)으로 장을 마감했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은 1조6704억원, 영업이익은 7739억원이다. 매출 기준 업계 4위, 영업이익은 3위다.
2007년 설립된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은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이후 급성장한 게임사다. 배틀그라운드는 100인의 이용자가 고립된 섬에서 각종 무기와 차량, 오토바이를 활용해 전투를 벌여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 장르의 총싸움 게임이다. PC·콘솔 버전은 전 세계에 7500만장 이상 판매됐고, 모바일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건을 넘어섰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앱마켓 ‘인앱결제’ 강제를 법으로 저지했다. 인앱결제는 구글, 애플이 제공하는 앱마켓 결제 시스템으로, 결제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아 국내 인터넷·콘텐츠업계가 ‘앱 통행세’라고 비판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월 14일부터 구글,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 법안은 구글, 애플 같은 앱마켓 기업이 특정 결제 방식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한 법안이다. 앱마켓 기업이 부당한 이유로 앱 심사를 지연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구글이 결제 수수료가 30%인 앱마켓 인앱결제를 입점 업체들에 강제하려고 하자, 여야 의원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이로써 한국은 전 세계 최초로 앱마켓을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가 됐다. 그동안 앱마켓 사업자를 겨냥한 법안이 시행된 사례는 없다.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 사례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 네이버, 실검 16년 만에 폐지
네이버가 지난 2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종료했다. 2005년 5월 출시 후 약 16년 만이다.
네이버는 다양한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보여주기 위해 2005년 실검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해왔으나, 최근 사용자들의 인터넷 서비스 이용 행태가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맞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에 맞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이 실검과 같이 주어지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소비하기보다, 능동적으로 포털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인터넷 서비스의 가장 활발한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춰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실검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실검은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지표였으나, 순위 조작 논란도 제기돼왔다. 2019년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찬반 세력들이 ‘조국 힘내세요’, ‘조국 사퇴하세요’ 등의 키워드를 실검에 경쟁적으로 올려놓는 사건이 발생했고, 각종 마케팅 업체들의 광고성 키워드가 실검을 도배해 질타를 받았다. 이에 네이버는 이용자의 연령, 관심도에 따라 다르게 실검이 나오도록 개선했고, 선거 기간에 잠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이번 실검 폐지는 실검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에 포털 다음의 실검을 폐지했다.
◆ 게임업계 연봉 인상 경쟁
지난 2월 초, 게임업계 매출 1위 기업 넥슨이 전 직원의 연봉 800만원을 일괄 인상하겠다고 밝힌 이후,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컴투스, 웹젠, 조이시티 등 주요 게임사들이 도미노처럼 연봉 인상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이 비대면 콘텐츠로 각광 받으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그에 대한 성과를 직원들과 나눴다. 그러나 올해는 연봉, 성과급 인상 경쟁의 여파로 게임사들의 이익이 지난해 대비 줄었다.
◆ 게임 셧다운제 10년 만에 폐지
한국의 대표적 ‘갈라파고스 규제(세계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규제)’인 게임 셧다운제(이하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지난 8월 셧다운제 폐지를 결정했다. 셧다운제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PC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규제다.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11년에 도입됐다.
정부는 셧다운제 도입 후 현재까지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고, 트위치 같은 1인 게임 방송 플랫폼과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소셜미디어 같이 게임을 대체하는 매체가 다양해져, PC온라인게임 이용시간만 규제하는 셧다운제의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또한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의 여가생활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정부는 대신 게임시간 선택제를 도입한다. 만 18세 미만 청소년과 그의 부모가 게임 이용시간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 이해진·김범수 소환... 플랫폼 국정감사
지난 10월,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선 “해외 시장 개척 성과를 앞으로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구글(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망 무임승차에 대해 역차별을 해소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 네이버 1981년생 여성 CEO 파격 발탁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1981년생(만 40세) 최수연 글로벌사업부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한성숙 대표에 이어 두 번째 여성 CEO이자, 가장 어린 수장이다.
최 신임 대표 내정자는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공채로 입사했다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2019년 네이버 글로벌 사업지원부로 다시 합류했다. 지난해 3월 네이버 비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 신임 대표 내정자는 이사진으로부터 글로벌 사업 전략, 시장 이해도, 문제해결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남선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1978년생인 김 책임리더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근무를 거쳐 모건스탠리, 맥쿼리자산운용 등을 거친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지난해 네이버에 합류해 투자·글로벌 M&A 전담 조직을 이끌어왔다.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의 빅딜을 주도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선제적인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나갈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것”이라며 “이사회와 경영진은 두 내정자에 대해 다양한 필드에서의 경험과 새로운 영역을 넘나드는 도전적인 이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사회에서 최 신임 대표와 김 신임 CFO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간편결제 카카오페이, 카카오톡 기반의 무료전화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류 대표 내정자는 1977년생(만 44세)으로, 건국대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SDS에서 근무하다가 2011년 카카오로 이직해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했다.
2013년에 카카오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 2015년에 카카오 핀테크 총괄 부사장, 2017년부터 카카오페이 대표를 맡으며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시장에 안착시켜 국내에서 생소하던 테크핀 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페이는 2014년에 국내 최초로 비밀번호 6자리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송금, 멤버십, 인증, 투자,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국내 주요 금융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류 대표는 네 차례 도전 끝에 카카오페이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개발자로 시작해 기획, 비즈니스 등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며 카카오페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혁신 기업으로서 본연의 DNA를 살려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