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업종] 올해 ‘승승장구’한 中 태양광 업계.. 내년은 ‘위기·기회 공존’

2021-12-24 00:00
올해 시총 1조 위안 넘긴 기업 9개로 지난해보다 6개 늘어
실리콘 웨이퍼 가격 인상, 분산식 태양광발전소 성장 수혜
업계 경쟁 심화에 가격 인하 추세... 내년 전망은 엇갈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태양광 기업 중 시가총액(시총)이 1조 위안(약 186조1600억원)을 넘어선 업체가 모두 9개로 늘었다. 지난해 말 3개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올해 자본시장의 태양광 업계에 대한 뜨거웠던 열기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내년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올해 실리콘 웨이퍼 가격 인상이 주가 상승세에 영향을 끼쳤는데, 이달부터 주요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웨이퍼 가격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태양광 업체 성장세 가팔라
23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최근 약 보름 사이 글로벌 태양광 1위 업체 룽지구펀(隆基股份·이하 융기실리콘, 601012, 상하이거래소)은 집적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가격을 두 차례나 인하했다. 이달 16일에는 G1(158.75mm) 웨이퍼, M10(182mm) 웨이퍼 가격을 각각 장당 0.29위안씩 내렸고 M6(166mm) 웨이퍼 가격도 0.35위안 인하했다. 기존 가격에서 5.5~5.7%가량 내린 것이다.

융기실리콘은 지난달 30일에도 실리콘 소재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가격을 기존보다 7~10% 대폭 인하한 바 있다.

융기실리콘뿐 아니라 최근 중국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들은 잇따라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중국 2위 태양광 단결정 웨이퍼 기업인 중환반도체(中環股份·중환구펀)도 지난 2일 M6 단결정 실리콘 태양광 웨이퍼 가격을 기존보다 12.48% 인하했다.

증권시보는 이들이 돌연 실리콘 웨이퍼 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나선 건 실리콘 소재 가격 인하 외에 업계 경쟁 심화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올해 중국 태양광 업체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뤘다. 실리콘 웨이퍼 가격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연초 t당 8만 위안이었던 실리콘 웨이퍼 가격은 올해 최고 t당 27만 위안까지 폭등했다. 이에 따라 다수 웨이퍼 제조 태양광 업체들이 많은 이익을 남겼고,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게다가 분산식 옥상 태양광발전소 사업이 빠르게 발전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분산식 옥상 태양광발전소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 2016년 12.25%에서 지난해 32.2%, 올해 상반기에는 58%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형 업체 증가에 '뉴페이스'까지···업계 경쟁 심화
자연스럽게 태양광 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올해 시총 1조 위안이 넘는 태양광 기업들이 여럿 탄생한 이유다.

22일 기준 중국 본토 증시 상장 태양광 업체 중 시총이 1조 위안 이상인 업체는 모두 9개다. 융기실리콘, 양광뎬위안(陽光電源), 퉁웨이구펀(通威股份), 톈허광넝(天合光能), 징아오커지(晶澳科技), 중환구펀(中環股份), 다취안넝위안(大全能源), 정타이뎬치(正泰電器), 푸스터(福斯特) 등이다. 지난해 말 융기실리콘, 퉁웨이구펀, 양광뎬위안 3곳만 시총 1조 위안을 달성했던 것에 비해 대형 기업들이 많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폴리실리콘을 제조했던 업체들이 최근 태양광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제조를 선언했다. 허성실리콘과 장쑤양광그룹, 신이광넝이다. 아직 이들의 존재감이 시장에서 크진 않지만, 진입장벽이 높았던 태양광 업체에 ‘뉴페이스’가 등장하면서 업계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처럼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년 태양광 업계에 대한 전망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증권시보는 “내년 중국 태양광 업계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빠르게 도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