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안보고서] 3분기 가계ㆍ기업 빚, GDP의 2.2배…사상 최대

2021-12-23 11:00

[표=한국은행]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문의 빚(신용)이 주택대출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체 경제 규모의 2.2배에 육박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가계 및 기업대출, 정부융자 포함한 부채의 합)은 전년 동기 대비 9.4%포인트 상승한 219.9%를 기록했다.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의 두 배 수준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1975년 통계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명목 GDP대비 가계신용이 전년 동기 대비 5.8%포인트 오른 106.5%를 나타냈다. 가계부채 규모는
1844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7% 늘었다. 가계신용 가운데서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8.8%,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이 11.6% 확대됐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174.1%로 전년 대비 8.1%포인트 상승했다. 소득과 비교해 채무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45.8%)은 주식평가액 등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가계 처분가능소득이 소폭 개선됐으나 가계신용이 주택관련 대출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채무상환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명목 GDP대비 기업신용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3.6%포인트 상승한 113.4%를 나타냈다. 기업대출 규모는 3분기 기준 1497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포인트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원자재 가격 상승, 설비 및 부동산 투자 확대, 금융지원 조치 연장 속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한편 기업(사업보고서 공시 상장기업 및 일부 비상장기업 2265곳)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78.9%로 작년 말 77.2%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채기업이 200%를 초과하는 기업 비중은 15.3%에서 12.3%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경기 회복세와 양호한 대외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경제주체의 위험·수익추구 성향완화와 함께 주택시장 안정화, 민간부채 증가세 억제, 취약차주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정책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