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잡아라…이통3사, ICT 기술 앞세워 경쟁

2021-12-22 15:53

[(왼쪽부터) 유영상 S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각 사 제공]


이동통신 3사가 정보통신기술(ICT)의 강점을 앞세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한 협업을 늘리고 있다. 

22일 SKT는 서울대병원 발달장애인거점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발달장애인 조기 진단과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SKT는 AI 기반 영상분석 모델을 개발해 발달장애인의 동작 패턴을 분석하고 데이터화했다. 의료진은 이를 활용해 발달장애 여부를 초기에 진단하고 조기에 개입할 수 있다.  SKT는 서울대병원과 비전 AI, 음성분석 AI, 메타버스(VR·AR) 등 ICT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도 힘을 합친다. 

박용주 SKT ESG 담당은 "AI영상분석 기술은 의료진에게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보호자들의 돌봄 부담을 경감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SKT는 꾸준한 AI 연구를 통해 조기 진단과 치료에 기여하고 보편적 사회안전망 강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T AI 개발자들이 AI 기반 영상분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SKT ]

KT는 지난해 AI·DX사업부문 내에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을 신설하고, 이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미국의 전자약 개발사 '뉴로시그마'에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투자했다. 뉴로시그마는 약물이 아닌 전자패치를 통해 뇌 신경을 자극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뇌전증 등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한다. 또한 지난 11월에는 국제의료영상처리학회(MICCAI) 의료 AI 경진대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다방면으로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뇌 질환 디지털 치료 전문 기업 로완, LG전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치매 예방·관리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지난 9월에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휴레이포지티브와 손잡고 디지털 건강관리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해외에서도 이통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버라이즌은 원격 의료 서비스 '블루진스 텔레헬스'를 출시했다. 영국의 비전에이블과 손잡고 2022년 기술 주도형 커넥티트 헬스케어 센터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이통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전통적 의료 영역과 달리 고객 데이터, AI, 통신 등 ICT 역량이 서비스 고도화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성장세 또한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올해 2680억 달러(약 319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6570억 달러(약 78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