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사제 반대"...국회 찾은 손경식, 노동법안 입법 제동
2021-12-21 00:00
민주당 "재계 우려 충분히 반영해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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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경제계가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입법 중단을 요청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우려의 뜻을 충분히 반영해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0일 국회를 방문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현재와 같은 노사관계 속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이사회가 노사 갈등의 장으로 변질하고, 효율적 의사결정 지연, 정보 유출 등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된 일부 유럽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영미식 주주 자본주의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공공부문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노동계는 민간부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노동이사제가 민간기업으로 넘어오면 한국 기업 경쟁력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를 민간기업에 적용하지 않겠다는 여야 간 합의를 통해 기업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당시 재계가 재고해달라고 촉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발언권과 의결권을 가지고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기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에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 경기도·광주광역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로 시행 중이다. 민주당은 이를 공공기관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했다.
다만, 노동이사제가 당장 민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일축했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간에서 걱정하지 않도록 (노동이사제를) 공공부문에만 추진하는 데 경제계와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며 "법안 도입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비롯해 경제계 우려가 있기에 이런 부분을 감안해 소위원회와 정책위에서 충분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