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Trend] ④ AI 기술로 일자리 늘어…가상현실 속 범죄 우려도

2021-12-20 00:40
메타버스 시대의 빛과 그림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까운 미래에는 알아서 판단해 스스로 움직이는 메타버스 가상인간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음성대화 기능이 탑재돼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 사람의 모습과 흡사하게 만들어져 이질감도 없다.

이 같은 AI 가상인간이 메타버스 안 소비 활동을 도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AI 점원이 연중 무휴로 고객을 응대해 사용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매장을 방문할 수 있다. 2차원(2D) 형태의 단순 온라인 쇼핑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가상인간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란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AI·메타버스·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기존에 없던 다양한 일거리를 생산한다고 입을 모은다. AI 학습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작업인 ‘데이터 레이블러’가 대표적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과거 증기기관, 자동차, PC가 처음 나왔을때도 같은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결과적으로 파생된 일자리가 더욱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AI는 없어진 일자리보다 100배 많은 일거리를 만들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제대로 된 직무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지호 노무법인 로율 대표(공인노무사)는 “당장은 아니나 앞으로 AI가 사람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미 평생 고용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직무를 유연하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는 정책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현실 안의 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메타버스 안에서 아바타 간 인신공격, 성추행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 같은 범죄 피해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다. 명예훼손의 경우 현행법상 사람과 관련된 평가를 하거나 외부에서 감정을 훼손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감정이 없는 아바타에도 법 적용이 가능할지도 논의돼야 하는 요소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명예훼손은 사람의 명예나 감정을 훼손할 때 발생하는데 아바타는 사람이 아니고 감정·명예가 없다”면서 “하지만 아바타 뒤에 사람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중독 현상으로 인한 인간 소외, 폭력성 등 문제에 대한 법적·정책적 해결책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했다.

앞서 미국 스타트업 린든랩이 2003년 공개한 가상현실 공간 ‘세컨드라이프’에서 사이버 섹스와 아동 성착취물, 도박·자금세탁, 폭력 등 사건이 발생해 최근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또 이슬람 무장 단체들이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무기 구입, 테러 훈련도 감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