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디폴트 문책" 광저우시 당서기·시장 동시 낙마

2021-12-14 08:02
광저우시 당서기·시장 낙마 이어 주요 간부 10명 징계
도시 수목 이동 및 벌목 문책이 이유라는 데...
광저우 기반 헝다 그룹 디폴트와 시기 겹쳐... 의문 제기

[사진=로이터]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의 당서기와 시장이 같은날 동시에 낙마했다. 도시 수목 이동 및 벌목 등으로 자연생태 환경과 도시의 문화성을 파괴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이 광저우에 기반을 둔 기업인 만큼, 헝다의 디폴트 사태가 정치권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 광저우일보에 따르면 지난 3일 중국 공산당은 장숴푸(張碩輔) 광저우시 당서기와 원궈후이(溫國輝) 시장을 동시에 해임했다. 이는 광저우에서는 개혁개방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광저우일보는 설명했다.

이들이 돌연 해임된 이유는 광저우의 도심 수목 벌목과 관련한 직무수행 부실, 직무유기 등 잘못 때문이라고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도시 수목의 대규모 벌목과 이전으로 자연생태가 파괴되고, 인민의 아름다운 기억과 감정을 손상시켜 지역 주민의 반발이 크다는 것이다.

광둥성 당위원회와 성기율검사위원회는 같은 이유를 들고 지난 12일  광저우시 10명의 주요 간부를 추가로 문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린다오핑 부시장, 양궈취안 교육과학문화위생위원회 주임, 류셴룽 임업원국장 등이 해임됐다. 

그러나 수목 벌목을 이유로 대도시의 주요 간부 10명 이상이 동시에 처벌을 받고 대거 해임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의 처벌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이번 일은 헝다 디폴트 사태와 시기가 겹치면서 이들의 해임이 헝다 디폴트의 문책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헝다는 1996년 광저우에서 설립된 후 광저우 정·재계 인사들과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헝다는 지난 3일 밤 공시를 통해 채무 상황이 어려울 것이란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곧바로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 헝다 회장을 소환했고, 헝다그룹의 요청에 응해 실무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헝다 측은 외부인들이 참여하는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출범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리스크해소위는 쉬 회장 등 헝다 경영진 2명과 국유기업·증권회사·법률회사에서 파견한 인원 5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당국 주도의 채무 구조조정 절차가 개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