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미국이 담대하게 백신 준다하면 북한 대화 나올 수도"
2021-12-13 11:29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13일 "미국이 더 담대하게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주겠다고 제안한다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모멘텀이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개최된 '2021 글로벌 인텔리전스서밋' 축사에서 "북한도 언제까지 문을 닫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국제사회와 협력을 통해서 현 상황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 코로나19 백신 공급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COVAX)의 지원을 거부하는 등 백신 접종계획이 전무한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지금 북한은 코로나19 모든 것을 봉쇄하고 있다. 대화는 물론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고, 국경을 완전히 막아 개미 한 마리도 들고 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또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 표명도 대화 재개를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지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은 지난 4년 동안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등 핵 모라토리엄을 실천해 왔는데 미국으로부터 받은 것이 무엇이냐'는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영변 폐기의 반대급부로 요구했던 민생분야 제재 해제, 즉 정제유 수입, 석탄 광물질 수출, 생필품 수입에 대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표명하는 것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북한을 향해서도 "북한은 이제 열린 자세로 대화의 장에 나와 한·미가 검토 중인 종전선언을 비롯해 상호 주요 관심사를 논의해야 한다"며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 철회 문제도 주요 관심사에 포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지난 21년 간 미국은 북한 인권 문제를,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고장 난 축음기처럼 반복하고 있다. 지금도 상황은 똑같고, 여기에 북핵 문제가 또 추가됐다"며 "한반도 평화가 아시아의 평화이고 세계 평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