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올림픽보이콧 新냉전 위기...韓은 보이콧 불참 기류?
2021-12-13 08:00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내년 개최되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을 '외교적 보이콧'하는 방안에 동참하기로 논의하면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남·북·미', '남·북·미·중' 4자간 협상을 통한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의 연쇄 보이콧 선언으로 인해 대북 구상에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각료급 정부 고위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앞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신장웨이우얼(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일본도 이에 보조를 맞추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은 선수단도 보내지 않는 '전면 보이콧'과는 달리 선수단은 파견하되 개·폐회식 등 행사 때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현재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이 보이콧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대신 대회 직전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하시모토 위원장을 출석시킨 후 올림픽 기간 중 현지에 머무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은 양국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해이고, 중국은 지난해 개최된 도쿄올림픽에 장관급인 국가체육총국장을 파견했다. 이 때문에 최대 무역상대국이기도 한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고,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중국 대응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온 힘을 다해 일본의 도쿄올림픽 개최를 지지했다"며 "이제는 일본이 응당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신의를 보여줄 차례"라고 일본을 압박해왔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정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 美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에 中 전랑외교 맞불...기로 선 韓외교
호주, 영국, 캐나다에 이어 일본까지 올림픽 보이콧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정부의 외교적 부담도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는 조치를 결연하게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맞대응을 시사했다. 올림픽 보이콧 논란으로 표면화된 미·중 패권 경쟁이 양국 간 추가적인 무역 및 경제 제재 등 신냉전으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6·25 전쟁 종전선언을 임기 말 과제로 추진 중인 문재인 정부는 최근 중국의 종전선언 관여 의사가 명확해진 만큼 베이징올림픽을 평화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었다. 중국도 한·미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협의해 베이징올림픽을 평화의 상징으로 홍보하고 각국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구상으로 한국 정부와 접촉을 늘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참여는 물론 대중견제에 신중한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 영상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회의 주제는 권위주의에 대한 방어와 부패 척결·인권 존중 증진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뺀 세계 110개국 정상이 참여한 이번 회의는 사실상 미국의 대규모 '반중(反中) 전선' 규합을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회의를 통해 "민주주의는 권위주의를 무너뜨리며 성장했지만 나라 안팎의 권위주의는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은 지금도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는 나라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중견제나 올림픽 보이콧 동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은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참석여부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으며 결정이 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연쇄 보이콧 선언으로 문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종전선언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종전선언과 베이징올림픽은 직접 관계가 없다"면서 "한·미 간 협의가 주축이 돼 문안이나 시기, 참석자 등 여러가지 상황을 조율해오고 있으며 북한이 어떻게 호응할지가 관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 韓 "직전 주최국 역할 할 것"...대중견제 선긋기
다만, 보이콧에 불참할 경우 인권과 민주주의를 고리로 동맹국과 우방국을 규합하려는 미국의 대중 포위 전선에서 한국이 이탈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정부의 외교적 부담이 커졌다. 미국은 보이콧 동참에 대해 개별국가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대중 견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중국 등 4개국의 단체와 개인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내년 2차 민주주의정상회의를 열어 각국이 이번 회의 때 제시한 비전과 실천 약속의 이행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후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멤버인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가 보이콧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오커스'(미국·영국·호주) 멤버들의 추가 합류도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직전 주최국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에 불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최 차관은 9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희는 (베이징올림픽 관련) 어떤 결정도 하고 있지 않다"고 전제하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측의 보이콧 불참 압박에 대한 질문에 최 차관은 "백악관에서 정확하게 표현을 했던데, 그것은 각자의 국가가 처해져 있는 상황에 따라 결정할 일"이라며 "평창, 동경, 그리고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동계올림픽이 상당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차관은 "(올림픽 보이콧을 하게 되면) 선수들은 참 외로울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1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각료급 정부 고위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앞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신장웨이우얼(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일본도 이에 보조를 맞추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은 선수단도 보내지 않는 '전면 보이콧'과는 달리 선수단은 파견하되 개·폐회식 등 행사 때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현재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이 보이콧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대신 대회 직전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하시모토 위원장을 출석시킨 후 올림픽 기간 중 현지에 머무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은 양국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해이고, 중국은 지난해 개최된 도쿄올림픽에 장관급인 국가체육총국장을 파견했다. 이 때문에 최대 무역상대국이기도 한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고,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중국 대응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온 힘을 다해 일본의 도쿄올림픽 개최를 지지했다"며 "이제는 일본이 응당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신의를 보여줄 차례"라고 일본을 압박해왔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정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 美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에 中 전랑외교 맞불...기로 선 韓외교
호주, 영국, 캐나다에 이어 일본까지 올림픽 보이콧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정부의 외교적 부담도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는 조치를 결연하게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맞대응을 시사했다. 올림픽 보이콧 논란으로 표면화된 미·중 패권 경쟁이 양국 간 추가적인 무역 및 경제 제재 등 신냉전으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6·25 전쟁 종전선언을 임기 말 과제로 추진 중인 문재인 정부는 최근 중국의 종전선언 관여 의사가 명확해진 만큼 베이징올림픽을 평화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었다. 중국도 한·미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협의해 베이징올림픽을 평화의 상징으로 홍보하고 각국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구상으로 한국 정부와 접촉을 늘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참여는 물론 대중견제에 신중한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 영상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회의 주제는 권위주의에 대한 방어와 부패 척결·인권 존중 증진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뺀 세계 110개국 정상이 참여한 이번 회의는 사실상 미국의 대규모 '반중(反中) 전선' 규합을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회의를 통해 "민주주의는 권위주의를 무너뜨리며 성장했지만 나라 안팎의 권위주의는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은 지금도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는 나라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중견제나 올림픽 보이콧 동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은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참석여부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으며 결정이 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연쇄 보이콧 선언으로 문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종전선언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종전선언과 베이징올림픽은 직접 관계가 없다"면서 "한·미 간 협의가 주축이 돼 문안이나 시기, 참석자 등 여러가지 상황을 조율해오고 있으며 북한이 어떻게 호응할지가 관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 韓 "직전 주최국 역할 할 것"...대중견제 선긋기
다만, 보이콧에 불참할 경우 인권과 민주주의를 고리로 동맹국과 우방국을 규합하려는 미국의 대중 포위 전선에서 한국이 이탈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정부의 외교적 부담이 커졌다. 미국은 보이콧 동참에 대해 개별국가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대중 견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중국 등 4개국의 단체와 개인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내년 2차 민주주의정상회의를 열어 각국이 이번 회의 때 제시한 비전과 실천 약속의 이행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후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멤버인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가 보이콧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오커스'(미국·영국·호주) 멤버들의 추가 합류도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직전 주최국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에 불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최 차관은 9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희는 (베이징올림픽 관련) 어떤 결정도 하고 있지 않다"고 전제하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측의 보이콧 불참 압박에 대한 질문에 최 차관은 "백악관에서 정확하게 표현을 했던데, 그것은 각자의 국가가 처해져 있는 상황에 따라 결정할 일"이라며 "평창, 동경, 그리고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동계올림픽이 상당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차관은 "(올림픽 보이콧을 하게 되면) 선수들은 참 외로울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