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이사철 미스터리…서울 전세 매물 넘쳐난다
2021-12-12 18:00
수능 끝났는데…서울 아파트 전세 공급 > 수요
최근 전세시장이 예년과 다른 양상으로 움직이고 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전세물량이 남아도는 것이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거래량이 늘었던 1년 전 상황과 정반대 모습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일주일 전보다 0.9포인트 내린 99.1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26개월 만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 현상은 교육 여건 등이 좋아 거주 수요가 높은 지역일수록 두드러졌다. 이달 첫째 주 강남 4구의 전세수급지수는 97로, 11월 셋째 주 이후 4주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반면 도심권(100.0)과 서남권(100.4)은 여전히 공급자 우위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2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502건으로 한 달 전(3만110건)보다 4.6%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이 포함된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신규 이동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동안 전셋값이 크게 뛴 데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전셋값을 감당하기 힘든 세입자들은 가능한 한 집주인과 협의해 재계약을 하는 등 이사를 자제하고 있다.
다만, 수요 감소가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내년 새 임대차법 시행 만 2년이 되는 시점에 계약갱신이 끝난 신규 매물이 쏟아질 수 있고, 서울 입주 물량도 올해보다 줄면서 전셋값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