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폐막…참여국 "서울 이니셔티브 지지"
2021-12-09 08:38
한국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주최한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가 8일 이틀간 일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장관회의에는 유엔 총회 산하 평화유지활동 특별위원회(155개국) 대표단이 화상으로 참여한 가운데 총 75개국 및 유럽연합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의 대표가 대표자로 발언했다. 이 중 60여개국이 PKO 개선・강화를 위한 전략자산 지원, 병력 파견, 훈련과정 제공 등 기여 공약을 발표했다.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는 지난 2019년 이래 첫 회의로 최초로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됐고, 특히 기술과 의료역량 분야를 중심으로 유엔 평화유지활동 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와 실질적인 기여를 결집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한국 정부는 유엔 현지 임무단을 미래형 '스마트 캠프'로 전환하고 아프리카 지역 임무에 필요한 헬기 16대를 긴급 공여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밝혔다. 정부는 케냐 등 병력공여국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유엔 헬기부대 창설을 지원할 예정이며, 이에 대해 미국은 재정 지원 의사를 밝혔다. 참여국들은 수송기·무인항공기 등 항공 자산 기여, 급조폭발물 대응(counter-IED)을 위한 훈련 제공, 병력 및 경찰 인력 기여, 코로나19 백신 제공 및 의료 역량 강화, 여성 참여 증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참 의사를 밝혔다. 또 참여국들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기술과 의료역량 구축을 돕기 위해 한국 정부가 발표한 '서울 이니셔티브'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특별연설자로 참여했다. 반 전 총장은 "오늘날 유엔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도전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위기라는 도전 과제가 세계적으로 불확실성과 갈등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재정이 잘 준비되고 혁신적이며 역동적인 유엔 평화유지 활동(PKO)을 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사무총장 재임 시절이던 2014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과 함께 평화유지 활동에 대한 고위급 회담을 개최했고, 이듬해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공동으로 '평화유지 정상회의'를 주최한 바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폐회사에서 "한때 유엔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했던 국가의 외교장관으로서 평화유지를 논의하기 위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영광스럽고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포용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평화유지활동에 대한 기여는 이번 장관회의 개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크루아 유엔 평화활동국 사무차장은 "회원국들의 정치적 지지와 공약이 PKO 임무 이행과 평화유지요원들을 지원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수백만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