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산소, 원가는 3만원인데 20년째 6000원에 판매...보험수가 현실화 절실”
2021-12-08 14:22
의료용고압가스업계, 의료용산소 보험수가 현실화 촉구
“55kg가 넘는 의료용산소를 제조하고 의료기관에 배송하면서 받는 금액이 고작 6000원입니다. 제조원가는 3만원인데 20년간 6000원에 납품하고 있으니 누가 이 업계에 남아있으려 하겠습니까.”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가 코로나19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용산소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수가 현실화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는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코로나 속 의료용산소 부족사태 예방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국내 코로나19 중증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의료용산소의 납품단가로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수가를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전국 144개소에 달하던 의료용 산소 제조업체 중 49개 업체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영업허가를 반납해 현재는 95개 업체 가량만 유지되고 있다.
폐업의 가장 큰 이유는 보험수가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책정된 의료용 산소 보험수가는 20년간 동결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2017년 정부가 의료용 산소 제조업체에 우수의약품제조시설(GMP) 적용을 의무화함에 따라 설비투자비와 품질관리비용도 업체가 부담하고 있다.
협회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보험수가 현실화 등을 주장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최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의료용 산소 보험수가 인하를 골자로 한 ‘약제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상한금액 조정 및 평가결과 안내’ 공문을 의료용 산소 생산업체들에 발송해 공분을 사고 있다.
장세훈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장은 “의료용고압가스는 보건복지부에서 정하는 수가대로 납품할 수밖에 없어 20년째 1통당 6000원에 납품하고 있다”며 “생산원가와 관리비용을 합치면 1통당 3만원이 들어가는 상황이라 현재 1통당 2만4000원씩 손해를 보고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인도, 파키스탄 같은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미국, 러시아 등도 의료용산소 공급 부족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현재 추세라면 우리나라도 의료용산소 부족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빨리 보험수가를 올려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