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핑·YYDS·솽젠..." 올해 10대 유행어로 짚어본 중국
2021-12-08 13:52
중국 사회 치열한 경쟁시스템 반영한 '탕핑'·'솽젠'
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한 '줴싱녠다이'·'창궈유니'
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한 '줴싱녠다이'·'창궈유니'
올 한해 중국 온라인에서 널리 회자된 유행어로, 중국 국가어언자원모니터링연구센터가 선정했다. 국가어언자원모니터링연구센터는 매년 12월 한 차례씩 '올해의 10대 인터넷 유행어'를 선정해 공개해오고 있다. 올해 10대 유행어를 통해 올 한해 중국 사회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되짚어본다.
올해 선정된 10대 유행어는 크게 △경쟁사회 △애국주의 △감정 표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 시스템을 반영하는 탕핑과 솽젠, 애국주의가 내포된 줴싱녠다이와 창궈유니, 감정 표현에서 자주 쓰였던 YYDS, 줴줴쯔 등이 있다.
◆탕핑(躺平·탕평)
탕핑은 직역하면 늘 평평하게 누워 있는다는 것으로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이지만, 사실 세속적인 삶에서 벗어나 아르바이트로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더라도 나만의 삶을 온전히 누리겠다는 가치관이 내재돼 있다.
저출산·고령화 위기에 직면한 중국 당국이 세 자녀 정책을 발표하자 젊은 세대 사이에서 '탕핑주의' 풍조가 더욱 심해졌다. 중국 정부가 치솟는 집값과 과열 교육,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외면한 채 출산 장려를 주문하자 젊은 세대의 소극적인 저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탕핑이 취업도 연애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용어라면서 한때는 사용 금지 단어로 지정해 더 큰 화제가 됐다.
◆솽젠(雙減·쌍감)
솽젠은 초·중·고교 학생들의 숙제와 과외 부담을 경감함으로써 학생들의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줄여 주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자는 차원에서 실시한 교육 정책이다.
중국 당국은 솽젠 정책 시범 지역으로 베이징, 상하이, 선양, 광저우, 청두, 정저우 등 9개 도시를 지정, 이들 도시를 중심으로 사교육 기관에 대한 관리를 엄격히 했다. 중국이 올해 사교육에 대대적인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솽젠은 더욱 부각됐다.
줴싱녠다이는 지난 2∼5월 3개월간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가 방영한 43부작 역사 드라마 제목이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드라마는 지난 1915~1921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해 5·4운동과 중국 공산당 창당 등을 소개하며,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공산당 혁명 지도자들의 활동을 다뤘다.
영화 흥행 통계 제공 업체인 마오옌(貓眼)은 무거운 주제를 다룬 역사물은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지 않는데, 이 드라마는 우수한 작품성 덕분에 젊은 층에서도 인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30세 미만 시청자가 평균보다 1.6배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창궈유니는 '강한 국가에 내가 있다'는 뜻으로, 지난 7월 1일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공산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소년선봉대가 이같이 선서하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
◆YYDS·줴줴쯔(絕絕子)
'YYDS'는 중국어로 '영원한 신(永遠的神)'을 의미하는 병음 발음을 그대로 표현한 단어로 평소 존경했던 이를 지칭하거나 흠모했던 연예인들을 칭찬하거나 감탄할 때 쓰인다. 줴줴쯔는 주로 '아주 좋다', '대단하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아주 형편없다', '기가 막힌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도 있다.
◆포팡(破防)·상하이싱부가오, 우루싱지창(傷害性不高, 侮辱性極強)·워칸부둥, 단워다서우전한(我看不懂,但我大受震撼)
포팡(破防)은 게임 용어로 상대방의 방어를 뚫는 것에 성공한 것을 가리키는 의미지만, 최근엔 상대의 방어능력을 잃게 할 정도로 큰 충격을 주거나 받는 경우를 말한다.
'상하이싱부가오, 우루싱지창'은 직역하면 신체적 상처는 크지 않으나 모욕감이 강하다는 의미다. 남자 2명, 여자 1명이 함께 식사하러 갔는데 남자들이 서로 음식을 먹여주며 다정한 모습을 보이고, 여자는 혼자서 외롭게 밥을 먹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나온 말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통상 해악은 없으나 난감하다는 비아냥거릴 때 표현했다.
워칸부둥, 단워다서우전한은 '이해는 못 해도 타격감은 컸다'는 뜻으로 2013년 방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폐를 끼쳤습니다 베리만(打擾伯格曼)'에서 한 작품을 평가하면서 나왔다. 지금은 자신이 어떤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놀라움을 표시할 때 표현한다.
이 외에도 △메타버스(元宇宙) △샤오처우징스워즈지(小醜竟是我自己·나만 잘하면 되는구나) △나라이바니(拿來吧你·이리로 가져와) △둬순(奪筍·못됐다) △워emo러(我emo了·우울해) △벙부주러(蚌埠住了·견딜 수가 없다)도 유행어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