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격차 줄인다’…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 4년 만에 3배 확대
2021-12-06 06:07
2026년까지 300곳 이상 확보 목표… 美공장 증설, 평택공장 등 전진기지로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다녀온 이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굴기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신규 투자와 더불어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10% 이상 성장하며 덩치를 키우는 가운데 여전히 독보적인 1위는 TSMC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꾸준히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1위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파운드리 시장 매출의 97%를 차지하는 상위 1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11.8% 증가한 272억7700만 달러(약 32조641억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은 2019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 전경. 왼쪽부터 제1공장(P1), 제2공장(P2)이 있다. 오른쪽 빈 공터에 제3공장(P3)이 들어선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3분기 파운드리 매출 역시 2분기보다 11.0% 증가한 48억1000만 달러(약 5조6541억원)로, TSMC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2분기 17.3%에서 3분기 17.1%로 0.2%포인트 하락하면서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는 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과 관련한 반도체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져,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확대와 맞물려 삼성전자의 반격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들어 확보한 파운드리 고객사는 100곳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05년 파운드리 사업을 처음 시작, 2017년 독립 사업부로 출범했다. 당시 30곳에 불과했던 고객사는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나며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300곳 이상의 고객사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여전히 TSMC의 입지는 탄탄하다. 내년 연간 매출은 680억 달러(약 80조원)로 전망되고, 고객사는 삼성전자보다 5배나 많은 500곳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향한 행보가 숨 가쁘다”며 “아직은 격차가 크지만, 1위인 TSMC를 반드시 잡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엄청나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월 초 확인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제3공장(P3) 건설 현장 모습 [사진=석유선 기자 s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