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중국 일대일로 대항마 '글로벌 게이트웨이'에 400조원 투자
2021-11-30 18:09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에 최대 3000억 유로(약 404조 1200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예산 초안에 따르면 EU는 글로벌 인프라에 투자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 진행을 위해 2027년까지 최대 300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EU와 회원국들, 유럽 금융기관, 국가개발은행 등 공공 부문의 투자를 활용하는 한편 민간 부문에서도 재원을 끌어올 계획이다.
전체 투자액 중 약 1350억 유로에 대해서는 유럽 역외 지역 투자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유럽 펀드 플러스(ESFD+)' 가 보증을 설 예정이다. 룩셈부르크에 기반을 둔 유럽 투자 은행도 참여한다. 이외에 최대 180억 유로는 다른 EU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EU는 목표액 중 약 절반을 유럽 금융기관과 국가개발은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나머지 절반은 민간 부문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의식하고 있음을 강하게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도로 건설을 위한 자본을 조달하는 데 능숙하다"라며 "그러나 중국이 소유한 구리 광산과 중국이 소유한 항구 사이에 유럽이 완벽한 도로를 놓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며 중국을 견제했다. 그는 "(EU는) 무역 연결을 심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며, 녹색기술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이번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초안은 이번 사업이 "가치에 기반"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며 "윤리적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서 비윤리적인 인권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글로벌게이트웨이 사업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국가들이 합의한 '더 나은 세계 재건(B3W)' 사업과도 연계되도록 설계되었다. 6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중소득, 저소득 국가들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는 B3W 사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