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핵융합’ 인공태양, 1억도 세계 최장 30초 운전 성공

2021-11-22 16:46
핵융합연 2021 케이스타 실험 성과…"2026년 300초 달성"

인공태양 케이스타(KSTAR)에서 1억도 초고온플라즈마가 발생하는 진공용기 내부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한국의 인공태양 케이스타(KSTAR)가 이온온도 1억도의 초고온플라즈마를 3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해, 초고온플라즈마 장시간 운전기록을 경신했다. 우리 연구자들은 기술력을 높여 5년 뒤 초고온플라즈마 유지시간을 10배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케이스타연구본부는 2021년 9월 3만127번째 케이스타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 핵심조건인 1억도 초고온플라즈마 운전을 3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플라즈마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원자핵과 전자가 떨어져 자유롭게 움직이는 제4의 상태로 우주의 99.9%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초고온상태에서 원자핵이 반발력을 이기고 융합하는 '핵융합반응'을 일으킨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너지 원리인 핵융합반응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다.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에너지로 주목받는다. 초고온 고밀도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태양과 달리, 지구에서는 핵융합장치에 연료를 넣고 이온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즈마상태를 만들어 1억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가열하고 유지해야 발생된다.
 

한국의 인공태양 케이스타 장치 모습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케이스타는 우리 기술로 완성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로, 지난 2008년부터 핵융합에너지 실현의 핵심인 초고온플라즈마의 장시간 유지를 위한 기술확보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8년 핵융합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도달에 성공한 이후 매년 유지시간이 연장됐다. 작년에는 20초 연속 운전에 성공해 세계 핵융합장치 가운데 최장 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실험으로 10초간 추가 연장에 성공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를 이었다.

케이스타연구본부 측은 이번 성과를 거둔 배경으로 플라즈마 제어기술이 개선돼 핵융합로 운전을 위한 차세대운전모드인 '내부수송장벽(ITB) 모드'의 안정성이 향상된 점을 꼽았다. 플라즈마 제어기술은 케이스타 가열 성능 향상과 최적 자기장 조건 확보를 통해 실현됐다. ITB모드는 케이스타 내부에 플라즈마장벽을 생성시켜 플라즈마 성능을 고성능운전모드(H-모드) 이상으로 확장시키는 차세대 운전모드다. 고성능운전모드는 외부에 에너지장벽을 형성해 고온의 플라즈마가 빠져나가는것을 막는 운전모드다.
 

한국의 인공태양 케이스타 장치 모습[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앞으로도 운전시간 연장을 위해 전원장치를 개선하고 내벽온도상승을 억제할 텅스텐디버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디버터는 핵융합반응 과정에서 생성된 헬륨 등과 같은 불순물을 핵융합로 외부로 배출시키는 부품으로, 기존 연구장치 실험에선 탄소소재로 제작됐으나 고성능플라즈마 운전시 텅스텐소재로 제작될 필요가 있다. 또 연구진은 ITB모드의 안정성을 더 높게 유지하기 위한 실시간 피드백제어기술을 확보하는 등 연구를 통해 오는 2026년 1억도 초고온플라즈마 유지시간 300초를 달성할 계획이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은 "지난해 독립연구기관으로 새출발을 알리며 더 안정적인 연구환경 속에 핵융합에너지실현을 위한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라며 "핵융합 핵심기술을 적기에 확보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에너지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21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30초 달성 실험의 플라즈마 형상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