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뷰] 손발 안 맞는 '별동대' 속 시끄러운 '빅텐트'…잡음 커지는 與野 선대위

2021-11-23 00:00

 

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2021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3·9 대선을 100여일 앞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일찌감치 선출됐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미 꾸린 대규모 선대위 대신 현안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별동대’ 편성을 예고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선대위 외 별도의 조직까지 꾸리는 ‘빅텐트’를 치려고 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 측은 대규모 선대위 구성으로 인한 메시지와 일정의 혼선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개별 조직들이 준비한 일정과 메시지가 조율 없이 나오다 보니 정작 하나의 메시지도 제대로 발신이 안 된다는 것.
 
대표적인 예가 지난 18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철회 문제다. 정책 라인에서 준비한 메시지가 공보 라인 등과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채 나가면서 메시지 혼선이 빚어졌다. 같은 날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문제를 공론화하고 이 후보는 부인 김혜경씨와 야구 관람을 했는데, 이 메시지와 일정이 전 국민 지원금 철회에 덮여버렸다는 것.
 
민주당은 전날 의총에서 선대위 쇄신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이 후보에게 넘기기로 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흥창팀’과 같이 메시지와 일정을 개별 조직 등에 공유하고 조율할 별동대를 조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정하는 것이 아직 덜 끝났다”며 “각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다 보면 ‘별동대’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선대위를 개편, 이 후보를 주인공으로 부각하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윤 후보보다 낫기 때문에 송영길 대표 등 후보 외의 인물이 주목받는 일은 되레 해가 된다는 것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연출해야 될 사람들이 무대 위로 출연해서 집중도를 떨어뜨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른바 ‘3김(김종인·김병준·김한길) 선대위’를 구상하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그 아래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 안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는 후보 직속 조직인 ‘새시대준비위원회’를 맡는다. 반문 진보 진영까지 끌어안기 위한 ‘빅텐트’를 친 셈이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륜 있는 당의 원로, 당내 유능한 청·장년의 인재를 전부 모아 당이 힘을 합쳐서 나가는 선대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권교체의 열망은 같지만 우리 당과 함께하길 주저하는 분들이 계신다. 후보 직속으로 새시대준비위를 두고 이분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불만이 감지된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께 계속 말씀을 올렸는데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하셔서 본인이 최종적으로 결심하면 그때 (안건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른바 ‘3김 체제’라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최고위는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 선임을 제외한 상임선대위원장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