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서 코로나19 규제 강화 반대 시위…경찰차 불태우기도
2021-11-22 11:31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일부 시위는 유혈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유럽 국가들은 락다운(봉쇄 조치)을 비롯해 다양한 방역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시위대가 백신 접종 증명서 혹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의무화하는 조치에 반대하며 거리 곳곳에 불을 지르고 경찰차를 파괴했다.[사진=EPA·연합뉴스]
다음 날에도 네덜란드 제3의 도시인 헤이그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CNN은 21일 헤이그에서 발생한 충돌로 경찰관 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명은 뇌진탕으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2명은 큰 폭죽으로 인한 청각 손상을 입었다고 지역 경찰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측은 "시위대가 불을 지르고, 운전자를 폭행하고, 경찰에게 돌과 폭죽을 던졌다"라고 밝혔다. 특히 시위대 중 한 명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던 구급차 창문에 돌을 던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같은 날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이루어진 코로나19 규제 강화 반대 시위에도 수천명이 참가했다.
네덜란드 외의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는 22일부터 20일간 전국적인 락다운을 실시하고, 내년 2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약 4만명이 모여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의무화한 것은 유럽 국가들 중 처음이다. 이에 시위대는 '자유'라고 쓰인 플래카드와 오스트리아 국기를 흔들며 "저항!"이라고 외쳤다. CNN은 칼 네하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시위대 중 일부가 "극도로 폭력적인 경향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BBC 등 외신은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도 수천 명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분노를 표시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로마의 고대 전차경기장에 모여 결혼식과 같은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거나, 양로원 등에 방문하기 위해 '그린 패스'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규제 강화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그린 패스'는 이용자가 백신을 접종받았거나, 코로나19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인증서이다.
한편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거세지고 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담당 국장은 2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긴급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내년 3월까지 50만 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루게 국장은 "코로나19가 다시 유럽에서 사망 원인 1위가 됐다"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 접종률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의 실시간 코로나19 현황 홈페이지에 따르면 21일 기준 최근 일주일 간 세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이라면 이중 약 68명의 확진자는 유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핀란드, 그리스 등은 모두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7일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