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모더나·버라이즌 경영진과 연쇄 회동…‘글로벌 경영’ 재시동
2021-11-18 14:58
5년 만에 미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 기업 ‘모더나’와 이동통신 기업 ‘버라이즌’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가지며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회동했다. 미팅은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바이오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이뤄졌다.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최근 진행된 양사의 코로나19 백신 공조와 향후의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의 조속한 공급 배후에는 이 부회장의 집념이 한몫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후 11일 만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의 투자를 골자로 하는 '삼성의 코로나19 이후 미래 준비' 계획을 발표, 바이오 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일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특히 지난 8월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프스 등의 최고위 경영진으로 구성된 백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힘써왔다. 이를 위해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 등 모더나 최고경영진과의 화상회의를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다음날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미국 뉴저지주 본사를 방문, 한스 베스트베리 CEO 등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버라이즌과 한국 통신장비 산업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대 단일 수출 계약인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는 물론, 네트워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는 양사가 지난해 체결한 대규모 계약 이후 비욘드(Beyond) 5G, 6G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갈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오와 5G·6G 등 차세대 이동통신은 이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하기로 한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이다.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 후 첫 미국 출장에서 두 회사 경영진을 잇달아 만난 것은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부회장이 그동안 다듬어 온 미래 사업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글로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재계 관계자는 "모더나와 버라이즌은 최근 삼성과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업체라, 향후 상호 공조 분야가 더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