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다 좋았다" 코스피 상장사 3분기 실적 사상 최대
2021-11-17 15:29
3분기 누적 매출 1650조원 기록
누적 순이익 128조로 전년비 166%↑
수출경기 호조·중간재 수요 증가 영향
누적 순이익 128조로 전년비 166%↑
수출경기 호조·중간재 수요 증가 영향
코스피 상장법인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7~9월 실적뿐만 아니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실적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3분기 중 수출 중심의 경기가 여전히 양호했던 데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재정정책 영향으로 중간재 수요가 늘면서 이 같은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중 금융업 등을 제외한 586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3조24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19% 증가했다.
매출은 1650조932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보다 18.0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8조1885억원에서 128조1049억원으로 165.84% 증가했다.
누적 기준이 아닌 7월부터 9월까지인 3분기 실적만 봐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3분기 매출은 581조5908억원으로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지난해 3분기보다 18.90% 늘었고 영업이익은 53조1155억원으로 50.08%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24조4572억원에서 44조3778억원으로 81.45% 늘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중심의 경기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이 나왔는데, 특히 IT 및 소재·해운 등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따른 중간재 수요가 늘면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3분기만 놓고 보면 의료정밀(-10.52%), 건설업(-9.40%), 섬유·의복(-6.99%) 등을 비롯해 기계(-3.58%), 음식료품(-0.45%) 등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줄었다.
코스닥 상장법인 역시 코스피 상장사와 마찬가지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법인 중 1004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조20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2% 늘었다. 매출은 157조1091억원으로 15.53%, 순이익은 11조1967억원으로 117.27% 증가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54조8871억원, 4조4578억원으로 13.18%, 20.16% 늘었다.
이처럼 국내 상장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증시에는 호실적 온기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6월 30일 3296.68(종가 기준)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9월 30일 3068.82로 6.91%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029.96에서 1003.27로 2.59% 떨어졌다. 최근에는 코스피의 경우 3000선, 코스닥은 1000선 안팎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국내 상장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높아진 4분기 이후 불확실성 때문에 주식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경기 지표들이 중간에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불안요인으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 평균은 높지만 개별종목으로 나눠보면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나 대형 금융주 등의 실적은 양호한 반면 '어닝쇼크'를 기록한 기업의 비중도 꽤 높은 편이다"라며 "평균에 의한 착시효과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