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권오수 구속… 尹부인 김건희 수사 탄력
2021-11-17 15:16
권 회장과 주가조작'선수' 3명 모두 구속... 김 씨의 주가조작 연루 수사에 탄력
주가조작 외에도 불법협찬금, 잔고증명서 위조 개입 의혹
주가조작 외에도 불법협찬금, 잔고증명서 위조 개입 의혹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구속되면서 '전주(錢主)' 의혹을 받는 김건희씨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김 씨의 소환조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앞서 어제(16일) 이세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주가조작 '선수' 3명과 630여억 원 상당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1,559만여 주를 불법 매수해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선수' 중 한 명인 이정필 씨는 지난달 6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돌연 잠적했으나 지난 12일 신병이 확보돼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이 씨가 구속되면서 선수로 지목된 3명은 모두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씨는 김 씨 소유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약 10억 원이 들어있는 증권계좌 등 수십억원을 동원해 주가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김 씨의 계좌를 맡은 적이 없다고 거세게 부인했다. 하지만 2013년 검찰 내사보고서에서 이씨는 김씨와 만난 사실과 계좌와 현금 등을 건내 받은 사실을 진술한 바 있다. 또 권 회장은 물론 윤 후보까지 김 씨가 이 씨에게 계좌를 맡긴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윤 후보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과정에서 홍준표 예비후보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씨가)골드만 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아내가 주식을 맡겼다. 도이치모터스 뿐만 아니라 다른 주식도 함께 맡겼다"고 말한 바 있다.
권 회장과 이 씨가 구속되면서 2013년 경찰 내사보고서부터 제기된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김 씨는 권 회장 주도의 주가조작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 였으며, 2012년 도이치모터스의 신주인수권을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되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검찰이 권 회장의 구속영장에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관련 수사 중"이라고 적시한 것으로 볼때, 코바나컨텐츠(대표 김건희)에 건넨 도이치모터스 협찬금 관련 수사도 진전될 전망이다. 검찰은 협찬금이 윤 후보와 관련이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2017년 7월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른 이후, 2019년 8월 검찰총장이 되기 전후에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의혹뿐 아니라 윤 후보의 장모 최은순 씨가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했을 때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 씨는 지난 2013년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은행에 347억 원을 예치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인물이 코바나컨텐츠의 감사였다.
지난 7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최 씨가 딸 김 씨 몰래 회사 감사에게 연락해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김 씨가 위조 정황을 사전에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김 씨를 고발했다.
검찰은 권 회장과 이 씨의 구속 기간 내 최대한 증거를 확보해 본격적으로 김 씨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김 씨의 소환조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씨를 소환조사할 경우 국민의힘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므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 소환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김 씨가 검찰에 출석한다면 유력 대선후보의 배우자가 선거 직전 검찰조사를 받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