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해외 출장길 오른 이재용… 美 파운드리 부지·백신 수급 점검할 듯

2021-11-14 17:41
14일 오전 전용기로 캐나다行…13개월 만에 해외 현장 점검
캐나다 AI센터 방문 뒤 미국 이동…퀄컴 등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 13개월 만에 해외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이 부회장의 ‘뉴삼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김포국제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개인 전용기를 타고 출국길에 올랐다.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는 전용기의 입·출국을 운영하는 전용 터미널이다.

이 부회장은 차량을 타고 오전 8시에 예정된 캐나다행 전용기를 타기 위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섰다. 그는 오전 7시 46분경 도착해 출국장으로 향했다.

구체적인 출장 일정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오는 25일 삼성물산 합병·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회계 의혹 관련한 재판 출석이 예정된 만큼 늦어도 25일 오전에는 출장을 마치고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출장으로 오는 19일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34주기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현재 매주 목요일마다 해당 재판 관련 출석을 해왔다. 오는 18일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인해 재판이 열리지 않으면서 공백이 생겨 출장 일정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첫 해외 출장인 만큼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의 비전도 보다 구체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 당시 진행한 흉상 제막식에서 이 부회장은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에 앞서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최종 결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미국 파트너들과 보기로 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와 오스틴 등을 공장 부지 후보지로 놓고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현지를 둘러보고 최종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최종 파운드리 공장 투자 결정뿐만 아니라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을 위해서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관계자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보스턴에도 갈 것 같다"라며 국내 모더나 백신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 직접 나설 것을 시사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모더나 백신 국내 도입 등을 위해 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에서 백신 수급 문제 해소를 위해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 정부가 반도체 재고, 주문, 판매 등 공급망 정보를 요구한 사실과 관련 현지 관계자를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잘 다녀오겠다"라며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으로 먼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최종 결정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방문을 끝으로 해외 현장경영 행보가 끊겼다. 약 13개월 만에 이를 재개한 것이다. 미국 출장도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