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人] 최태원 SK그룹 회장, 미국·유럽 현지 정재계 인사와 연쇄 회동 ‘눈길’

2021-11-06 06:0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에 이어 유럽을 방문해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연쇄 회동하며 '글로벌 경제 외교'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치 매코널(켄터키 주·7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재계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먼저 지난 10월 27~28일 이틀에 걸쳐 매코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공화·민주 양당의 지도자들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SK의 전략과 미국 내 친환경 사업 비전 등을 소개하고 의견을 나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의원으로 37년째, 원내대표로 15년째 재임 중이며, '공화당 서열 1위'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클라이번 의원 역시 민주당 하원 서열 3위의 유력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이어 최 회장은 테네시주 지역구의 공화당 마샤 블랙번,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도 만나 SK온이 이미 건설 중인 조지아 공장에 이어 포드(Ford)와 합작해 설립키로 한 대규모 배터리 공장에 대해 미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과 포드는 최근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켄터키주와 인접 테네시주에 총 114억 달러(약 13조3000억원)를 투자해 매년 2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129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2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SK온은 이 중 44억5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한다.

최 회장은 또 하원 외교위 아태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미 우호 증진과 바이오 등 미래사업 투자 활성화, 기후변화 대처, 지정학 현안 등 폭넓은 주제로 환담했다.

이어 최 회장은 1일 짐 팔리 포드 CEO와의 화상회의에서 켄터키주 등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양사의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확인했다. 또 향후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회동한 수잔 클라크 미 상의회장과는 양국 상의 간 교류·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5박 6일간의 미국 일정을 마친 최 회장은 곧바로 1일 헝가리로 이동해 유럽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순방단과 합류해 헝가리 상의회장 면담, 한국-비세그라드 그룹(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 참석, 국빈만찬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민간 외교 행보를 하는 동시에 최 회장은 2일 코마롬시에 자리한 SK온의 배터리 공장을 찾아 현지 배터리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SK는 헝가리 코마롬시와 이반차시에 총 3개의 배터리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하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이 스스로 강조한 '글로벌 스토리' 경영 화두에 부합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글로벌 스토리는 SK그룹이 글로벌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윈윈형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미국 내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SK뿐 아니라 한국 재계 전반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는 글로벌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통해 글로벌 각지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