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앱마켓 이용자와 개발자는 앞으로 앱 내 결제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수수료율 30%인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도입된 영향이다. 구글은 변경한 결제 정책을 연내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를 이용해오던 게임사들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구글은 4일 이같은 내용의 새로운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개발자들은 구글의 인앱결제에 더해 제3자 결제 시스템을 앱 내에 제공할 수 있고, 이용자들도 스스로 원하는 결제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구글은 인앱결제와 외부결제 시스템이 동등한 크기와 모양, 위치로 노출되도록 해 특정 결제방식을 유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제3자 결제 이용 시 인앱결제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변경안은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 한국에만 적용된다. 구글은 결제정책 변경계획을 구체화해 조만간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윌슨 화이트 구글플레이 글로벌 정책부문 총괄은 이날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만나 “새로운 결제 정책의 연내 시행을 목표로 약관변경, 개발자 고지 등의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글의 조치는 지난 9월 14일부터 시행된 구글 갑질 방지법 때문이다. 구글이 수수료율이 30%인 앱마켓 인앱결제를 모든 앱에 강제하려고 하자, 국회가 이 법을 통과시켰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업종은 게임산업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사들은 웹툰, 음원, 구독 서비스와 달리 이미 구글과 애플에 앱마켓 결제 수수료 30%를 지불해왔다.

이를 두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PC온라인게임 시대엔 내가 나의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구글, 애플, 카카오 등 퍼블리셔(배급사)들이 이익을 가져간다”며 “매출이 100이면 개발이 가지는 수익은 20~30밖에 안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을 반기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구글, 애플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보유한 영향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 후 외부결제를 도입한 게임사는 아직 한 군데도 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서로 눈치만 보는 분위기”라며 “자칫 (구글·애플의) 눈 밖에 났다가 어떠한 불이익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