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뉴저지주 역전으로 최악은 피해...인프라법 표류에 탄식

2021-11-04 10:43

2일(현지시간) 미국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맞이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정권이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선거 지역(Key Race) 중 하나로 꼽혔던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소속 주지사 후보가 역전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CNN와 NBC 등 외신은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소속의 필 머피 후보가 '간신히' 재선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머피 후보는 이날 밤 선거 승리를 선언할 예정이다.

NBC 집계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3일 오후 8시 50분(우리시간 4일 오전 9시 50분) 기준 머피 후보는 121만5346표(50.1%)를 얻어 당선이 유력한 상태다. 반면, 공화당 소속 잭 시아타렐리 후보는 49.1%(119만2854표)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날 개표 상황 동안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같은 시각, 뉴저지주의 개표율은 87%(37만2373표 미개표)다.
 

미국 뉴저지 주지사 선거 개표 현황. [자료=CNN·NBC]


현직 뉴저지주지사인 필 머피 후보는 여론 조사 내내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에, 민주당 측은 낙승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날 개표 이후 공화당의 시아타렐리 후보가 앞서나가자, 민주당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3일 새벽 두 후보의 득표율은 49.6% 동률을 이루며 교착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다만, 3일 오전 개표를 재개한 이후부터 머피 민주당 후보는 시아타렐리 공화당 후보를 소폭 앞서갔고, 같은 날 저녁 AP 등 주요 외신은 그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CNN 등 외신은 뉴저지주에서 예상과 달리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상황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정권에 '나쁜 징조(bad omen)'라고 평가했다.

뉴저지주의 경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텃밭에 해당하며 지난해 11월 대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16%p(포인트)나 앞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NN은 "그간 코로나19 사태에 집중했던 미국 유권자들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대 메시지와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전력했던 민주당의 선거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 머피 미국 뉴저지주주지사(민주당 소속). [사진=AFP·연합뉴스]

 
바이든, 패배 요인으로 '인프라법 표류' 실책 지적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 패배의 주요 요인으로 현 정권의 역점 정책인 인프라 투자 법안이 의회에서 표류한 상황을 지목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선거일 전에 (인프라 투자법을) 통과시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우리가 일을 마무리하기를 바란다는 건 분명히 안다"면서 향후 해당 법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과 민주당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던 전략에 대해서 어느정도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인프라 투자법에도 트럼프 골수 지지층의 투표 결과를 바꿀 수 있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내가 트럼프를 언급한 건 그가 지지하는 사안들이 사람들의 삶에 매일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