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에는 해외로" 들뜬 여행사들, 고객 모시기 상품 '봇물'

2021-11-01 00:00
괌·사이판·유럽 외 태국·베트남 등 여행상품 확대...선판매·반값 행사

'단계적 일상 회복'이 코앞에 다가오자 해외여행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걸음이 시작되면서 여행업계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분출돼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침체했던 여행 수요가 꿈틀거리자, 조직 재정비를 마친 여행사들은 설 연휴 여행수요 잡기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10월부터 정상 운영을 시작한 하나투어는 누리집(홈페이지)과 애플리케이션(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앱은 단순 여행상품만 판매했던 과거와 달리 여행자 스스로 각종 일정을 관리하고 다양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기능이 향상됐다. 

10월 26일부터는 '2022 설 연휴 해외여행' 한시 행사(프로모션)를 계획하는 등 여행 수요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4차 유행으로 추석 연휴 여행 심리가 다소 가라앉았지만, 해당 수요가 설 연휴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나투어는 최근 한국-싱가포르 간 여행 안전권역(트래블버블) 소식이 전해지자 새로워진 싱가포르 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기도 했다.

내년 설 연휴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괌·사이판·유럽·미주 등 현재 여행이 가능한 지역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타이완, 중국, 홍콩, 일본 등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지역을 넓혔다. 특히 출발 90일 전 예약 고객에 최대 20만원 할인 혜택까지 제공한다. 하나투어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괌 예약이 1000명을 웃돌았다"면서 "괌 외에도 백신 접종자가 유전자증폭 검사(PCR) 음성 확인서만 있으면 격리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지역 중심으로 예약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경이 더 개방될 가능성을 생각해 지역을 넓혀 상품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모두투어도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여행 재개 움직임에 맞춘 기획 상품을 준비했다. 파격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여행상품에 적용한 것이다. 모두투어 측은 "곧 폭발할 해외여행 수요의 구매 진입장벽을 낮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대리점 영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한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모션은 현재 격리 없이 입국이 가능한 여행지를 대상으로 최대 반값까지 할인하는 상품군과 공동구매 상품군을 11월 1일부터 4주간 터키 일주를 비롯해 신혼여행(허니문), 골프, 크루즈 등 매주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특가 상품에도 사용 가능한 최대 30만원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모두투어 파트너 여행사 여행마루 강민주 사장은 "여행문의가 늘어났고 실제 갈 수 있는 상품이 굉장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 그간 여행을 기다려온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진택 모두투어 상품기획부 부서장은 "파격적인 가격의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판매 대리점에 활력을 불어넣어 해외여행 수요를 빠르게 회복시킬 목적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당장 여행이 가능한 상품뿐만 아니라 가까운 시일에 가능할 상품까지 특가로 선구매가 가능하여 여행을 기다려온 소비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럽여행 관련 문의와 예약률이 급증하자 노랑풍선은 홈쇼핑을 통해 터키와 두바이 일주상품을 3차례 선보이며 모객에 속도를 높였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 여러 유럽 지역 내 입국 기준이 완화하면서 터키와 두바이를 비롯한 유럽 여행상품에 대한 문의, 예약이 증가했다"며 "올해 연말까지 유럽지역 예약자 수는 2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한 업계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항공권, 패키지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대다수 상품 가격이 2019년 수준으로 책정된 것이 여행 예약 증가에 불을 지핀 격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유럽 등 장거리 지역 외에도 홍콩·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주력 시장인 동남아까지 서서히 여행길이 열리며 업계 회복 기대감에 힘을 실었다"며 "지난 2년 잃어버린 일상이 우리 곁에 돌아오기 시작한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은 항공편이 제한되고 확진자 증가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초반 시장 선점이 가장 중요한 만큼 여행사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수요 잡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