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미래 반도체, 폭증하는 데이터 대응력이 관건”

2021-10-26 16:54
“반도체 역할 중요한데 기술적인 어려움 커져...한계 극복 위해 업계 협력 필수”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폭증하는 데이터를 원활하게 처리하고, 다양한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과제를 반도체 업계에 던졌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 사장은 ‘제23회 반도체대전(SEDEX 2021)’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조연설을 통해 이와 같은 화두를 제시했다.

이 사장은 “고성능 반도체가 적용된 슈퍼컴퓨터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후보물질 탐색시간을 단축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반도체는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이 사장은 개인용 컴퓨터 보급, 인터넷의 발전, 스마트폰 출현, 데이터센터의 발전 등을 반도체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도 반도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인공지능(AI), 스마트카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와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래기술의 융합으로 우리 사회는 초연결사회로 접어들고, 앞으로 산업의 지형도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 사장은 미래 반도체 산업계의 핵심이 ‘데이터 폭증’에 있다고 봤다. 기기 간 연결이 급증하는 초연결사회에서 데이터의 흐름이 늘어나고 복잡해지는 현상에 반도체 업계가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데이터 폭증의 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며 “반도체 업계는 폭증하는 데이터를 얼마나 원활하게 처리하고, 다양한 산업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처럼 급속도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기술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데이터가 증가하는 속도가 현재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 사장 역시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반도체의 역할은 중요해지고 있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산업계가 요구하는 반도체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CPU 코어와 트랜지스터 수, 전력 소모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 미세화·세대전환 속도 감소, 단위면적당 원가 증가 등도 반도체 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실리콘, 패키지, 시스템 아키텍쳐, 서브시스템 등 반도체 공정의 각 단계에서 한계 극복을 위해 이뤄지고 있는 노력을 소개한 뒤 “우리가 마주하고 있고, 앞으로 직면할 기술의 벽을 뛰어넘을 방법은 하나”라며 “반도체 업계 내의 협력을 통해 그 방법을 함께 모색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반도체 산업계와 관련, 이 사장은 범용반도체에 소프트웨어 기법을 활용해 최적화를 시도했던 기존과 달리 성능과 전력소비를 최적화하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앞으로는 개발업체와 사용업체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다양한 반도체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반도체대전은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모든 분야가 참가하는 국내 유일의 반도체 전문전시회다. 27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올해 전시회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설계, 설비 분야의 237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제23회 반도체대전(SEDEX 2021)’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온라인으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온라인 기조연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