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정부 대북 저자세 논란....野 "가스라이팅" vs 정의용 "동의 못해"
2021-10-21 00:00
외통위 국감...정의용 "북한 설득해서 대화 유도하는 게 평화의 지름길"
북한이 전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가운데,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선 정부의 '대북 저자세'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외교부 국감을 통해 야당의원들은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두고 '도발'이나 '규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는 전날 청와대의 "깊은 유감"이라는 공식 입장문 이외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대화 재개가 먼저"라며 제재완화가 오히려 북한 비핵화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 "대북 제재 완화도 비핵화 방안" vs "비핵화 커녕 핵무기만 강화"
또한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도 "김여정이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한 이후에 정부 발표에서 도발이 실종됐다. 도발 실종 사건"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가스라이팅' 전략에 말렸다"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에 정 장관은 "(가스라이팅 지적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못한다"며 "우리 정부가 그런 식으로 남북관계를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말한다"고 답했다.
정 장관의 해명에도 야당 의원들의 질타는 이어졌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비핵화 진전은커녕 핵무장을 강화하고 있다"며 "(2018년) 당시 정의용 장관이 김정은의 비핵화 발언을 잘못 이해했거나 거친 표현이지만 김정은에게 속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한 종전선언을 위해 한국이 당사자 위치에서 빠지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 의원은 "신뢰할 만한 인사로부터 종전선언에 미국과 북한은 당사자로 참여하지만 한국은 당사자가 아니라 옵서버로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같은 내용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합의되지 않았느냐고 질의했다. 정 장관은 "아니다. 당연히 당사자로 들어가야 한다"고 부인했다.
◆與 "대화 복원 위한 신뢰 회복이 먼저"
여당에서도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화 복원이 먼저라는 주장이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측과 빨리 대화의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대화의 복원을 위해 필요한 게 상호간의 신뢰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12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4년 동안 없었다는 것은 남북간 군사적 분쟁이 없었던 것 아니냐"라며 "문재인 정부 하에서 6대 군사강국으로 발전했다. 북측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이를 잘 관리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정부 입장을 옹호했다. 특히 북의 핵 추가실험 중지에 대해서 개성공단 복원이라는 보상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장관은 "북한이 약속한 핵무기 모라토리엄은 유지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는 지난 1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권이 '종전 선언' 관련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고 주장하면서 파행되면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