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보험산업]①실손보험 적자 올해 3조원 넘을 듯…허위·과잉진료 개편 필요
2021-10-21 07:34
보험사 수익성 악화의 대표적인 주범으로 실손의료보험의 허위·과잉진료가 꼽히고 있다. 실손보험은 38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지만 6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상품 구조상 과잉 진료에 대한 통제 장치가 부족하고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가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 올해 실손보험 적자액 3조원 넘어설 듯…허위·과잉진료 탓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계약을 보유한 손해보험회사들의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4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1981억원)보다 17.9% 증가한 수치다.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점유율이 82%인 걸 감안하면, 손해보험업계와 생명보험업계를 합친 전체 보험업계의 상반기 손실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사들은 상반기에 위험보험료를 전년 동기(3조7740억원)보다 10.6% 증가한 4조1744억원을 걷었으나, 발생손해액(보험금 지급액)이 전년 동기(4조9806억원)보다 11.0% 늘어난 5조5271억원을 기록해 손보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험보험료는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이다.
상반기 실손보험 위험손해율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132.0%)보다 0.4%포인트 상승한 132.4%를 기록했다. 위험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수치로, 100%를 넘으면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타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보험업계는 일부 병·의원의 과잉진료를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백내장 수술·도수치료 등 건강보험이 미적용된 비급여 진료비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전형적 사례로 꼽힌다. 10개 손해보험사의 백내장 관련 지급보험금 규모는 2018년 2490억원에서 2019년 4255억원, 지난해 6374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481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042억원)보다 무려 58.2% 증가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적발한 보험사기 가운데 실손 보험사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공영(건보)·민영 보험사기 적발 현황'을 보면 지난해 25개 의료기관에서 사고내용 조작, 허위입원과 진단 등 보험사기로 적발한 금액은 총 233억원에 달한다.
실손 보험사기와 연관된 병원 14곳의 적발금액은 총 158억원으로 전체(233억) 중 68%를 차지했다. 통원횟수를 부풀리거나 병원 내원 및 치료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가짜 진단서와 진료비영수증을 발급해 환자는 실손보험금을, 병원은 건보급여를 편취했다.
◇ 당국, 백내장 등 비급여 적극적 대책 내놔야
실손보험의 지속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비급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로 발생한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급여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비급여 치료 대다수가 이뤄지는 의원급 기관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일부 의료계가 비급여 과잉 진료 문제 해결을 위해 적정 진료 여부를 판단할 심사기관 선정에 강한 거부감을 내비치면서, 금융당국이 비급여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에서 ‘2021년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확대 공개해 실손보험의 허위·과잉진료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제도는 환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2013년부터 시행됐는데, 올해는 특히 동네의원 6만1909기관을 포함해 전체 의료기관 6만5696곳에 제출된 비급여 항목 616개의 가격 정보가 공개된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민간보험 관련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민간보험사의 부당한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보험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꾸렸다. 대책위는 보험사가 실손보험 허위진료와 과잉진료 책임을 병·의원에 전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와 관련해서 일부 의원급에서 이뤄지고 있는 과잉진료나 백내장 치료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진료비 공개로 과도했던 의원급의 비급여 진료를 자제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급여 대책에 대한 일부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보건당국이 비급여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관리 지침을 빠르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올해 실손보험 적자액 3조원 넘어설 듯…허위·과잉진료 탓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계약을 보유한 손해보험회사들의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4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1981억원)보다 17.9% 증가한 수치다.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점유율이 82%인 걸 감안하면, 손해보험업계와 생명보험업계를 합친 전체 보험업계의 상반기 손실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사들은 상반기에 위험보험료를 전년 동기(3조7740억원)보다 10.6% 증가한 4조1744억원을 걷었으나, 발생손해액(보험금 지급액)이 전년 동기(4조9806억원)보다 11.0% 늘어난 5조5271억원을 기록해 손보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험보험료는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이다.
보험업계는 일부 병·의원의 과잉진료를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백내장 수술·도수치료 등 건강보험이 미적용된 비급여 진료비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전형적 사례로 꼽힌다. 10개 손해보험사의 백내장 관련 지급보험금 규모는 2018년 2490억원에서 2019년 4255억원, 지난해 6374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481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042억원)보다 무려 58.2% 증가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적발한 보험사기 가운데 실손 보험사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공영(건보)·민영 보험사기 적발 현황'을 보면 지난해 25개 의료기관에서 사고내용 조작, 허위입원과 진단 등 보험사기로 적발한 금액은 총 233억원에 달한다.
◇ 당국, 백내장 등 비급여 적극적 대책 내놔야
실손보험의 지속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비급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로 발생한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급여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비급여 치료 대다수가 이뤄지는 의원급 기관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일부 의료계가 비급여 과잉 진료 문제 해결을 위해 적정 진료 여부를 판단할 심사기관 선정에 강한 거부감을 내비치면서, 금융당국이 비급여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에서 ‘2021년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확대 공개해 실손보험의 허위·과잉진료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제도는 환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2013년부터 시행됐는데, 올해는 특히 동네의원 6만1909기관을 포함해 전체 의료기관 6만5696곳에 제출된 비급여 항목 616개의 가격 정보가 공개된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민간보험 관련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민간보험사의 부당한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보험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꾸렸다. 대책위는 보험사가 실손보험 허위진료와 과잉진료 책임을 병·의원에 전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와 관련해서 일부 의원급에서 이뤄지고 있는 과잉진료나 백내장 치료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진료비 공개로 과도했던 의원급의 비급여 진료를 자제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급여 대책에 대한 일부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보건당국이 비급여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관리 지침을 빠르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