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美 퇴사자 '430만명' 역대 최다…그들은 왜 사표를 던졌을까
2021-10-14 16:41
미국서 근로자 430만명 퇴사해 '사상 최대' 기록
전문가들 "팬데믹 이후 바뀐 가치관이 영향 끼쳤을 것"
온라인서도 "삶의 우선순위 변화가 사퇴 대란 촉발"
전문가들 "팬데믹 이후 바뀐 가치관이 영향 끼쳤을 것"
온라인서도 "삶의 우선순위 변화가 사퇴 대란 촉발"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은 최근 직원이 부족해 수~목요일의 영업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중서부 지역의 한 식료품점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한 시간 일찍 문을 닫기로 했다. 남아있는 직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600달러 보너스도 준비 중이다.
최근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미국 고용 시장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근로자들의 퇴사 바람을 두고 "코로나19 이후 뒤바뀐 업무와 사고방식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14일 CNBC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월 한 달간 퇴직한 근로자 수가 43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퇴직률은 2.9%이며, 전월(2.7%)보다 퇴직자가 24만2000명 늘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숙박업 89만2000명 △소매업 72만1000명 △의료·사회복지 53만4000명 등이다. 미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의 에릴스 굴드 선임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퇴직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대유행에 직장 근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미국 고용 시장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근로자들의 퇴사 바람을 두고 "코로나19 이후 뒤바뀐 업무와 사고방식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14일 CNBC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월 한 달간 퇴직한 근로자 수가 43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퇴직률은 2.9%이며, 전월(2.7%)보다 퇴직자가 24만2000명 늘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숙박업 89만2000명 △소매업 72만1000명 △의료·사회복지 53만4000명 등이다. 미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의 에릴스 굴드 선임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퇴직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대유행에 직장 근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고용시장에서 수많은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현상을 두고 한 전문가는 '사퇴 대란(The great resignation)'이라고 표현했다. 앤서니 클로츠 텍사스A&M대 메이즈경영대학원 교수는 블룸버그에 "사람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가만히 있는 경향이 있다. (높은 퇴직률은) 지난 1년 동안 억눌린 퇴사가 인제야 터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바뀐 삶의 방식과 가치관도 퇴직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클로츠 교수는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경험,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삶과 죽음 등의 가치를 (근로자들이) 깨달으면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사람은 죽음과 질병을 겪으면 인생의 목적과 행복 등 실존적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이후 일과 건강, 가족 등 삶의 우선순위가 크게 바뀌었고, 근로자들은 이를 보장해주는 일을 찾아 나선다는 뜻이다.
마티 월시 미국 노동장관은 근로자들의 잇따른 퇴직 물결을 두고 "전례 없는 시대(unprecedented times)가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했다. 월시 장관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70만명 이상이 사망한 점을 들면서 "퇴직자 수가 급증한 것은 델타 변이 확산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인구조사국이 지난 9월에 실시한 가계 동향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족을 돌보거나 치료해야 하는 이유로 일을 못 한다는 응답자가 약 465만명에 달했다. 지난 7월에도 약 200만명이 같은 이유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월시 장관도 "일과 삶의 균형이 퇴사율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며 클로츠 교수의 의견과 궤를 같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팬데믹 이후 노동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통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불필요한 출퇴근 시간을 줄이면서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다는 얘기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인 한 워킹맘(일하는 엄마)은 WP에 "유연 근무가 가능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다. 관광 분야에서 일했던 과거보다 더 오랜 시간을 딸과 함께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뒤바뀐 삶의 변화가 사퇴 대란을 촉발했다는 의견은 온라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 한 누리꾼은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재택근무를 계속하길 바라고 다른 누군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는 식"이라며 "이들은 모두 (회사에서의) 긴 노동 시간, 열악한 대우, 낮은 임금을 받길 원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퇴직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 글에는 100명 이상이 공감을 뜻하는 '좋아요'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