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위드 코로나①] 이제는 ‘공존’···노 마스크·집단 모임 실현되나
2021-10-13 22:42
# 미국 G사에서 근무하는 김승민씨(34)는 지난달 비자 연장을 위해 1년여 만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가 현지 코로나 방역이 작년과 비교해 굉장히 느슨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공항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나눠줬으나 검사는 자율에 맡겨졌고, 자가격리 조치도 없었다.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종종 보이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현지 분위기는 마스크 착용으로 방역을 지키는 사람들과 이제는 코로나 감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 영국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라면 학교나 축구 경기장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최근에는 배우 박서준이 영국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라 더욱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다만, 영국이 본격적으로 노 마스크를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일일 확진자가 4만여명으로 치솟는 등 불안한 국면도 보였으나, 중증 및 사망률은 줄어드는 추세라 현재의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2년여가량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선택한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13일 '일상회복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 우리 정부도 해외 각국의 사례를 통해 점진적, 단계적, 포용적 일상회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다음달 위드 코로나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먼저 코로나와의 공존을 선택한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은 인구의 25%가량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지난 2월에 봉쇄 해제 로드맵을 발표한 후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면서 단계적으로 방역조치를 완화했다. 이후 7월 19일에 ‘프리덤데이’를 선언하며 기존 방역 규제를 점차 없앴다.
방역 완화 지침에 따라 확진자가 폭증하기도 했으나 중증 및 사망률은 줄어드는 추세다. 영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일주일 평균 사망자 수는 110명으로, 올해 초 1000명에 육박했던 시기보다 크게 줄었다. 중환자실 환자 수도 800명 정도로, 1000명 미만을 기록 중이다.
이제는 체온 검사를 중단하고 점포들도 다시 문을 열면서 일상으로의 회복에 꽤 가까워진 모습이다. 다만, 마스크 착용과 영업시간 제한은 이어가면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은 유지하고 있다.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은 치명률 관리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면서 부스터샷(추가 접종), 의료체계 정비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방역 규제를 해제한 덴마크, 노르웨이 등도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역시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완전히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시행해온 호주와 뉴질랜드도 최근 ‘코로나 제로(0)’ 정책을 폐기했다.
다만, 대부분의 국가에선 위드 코로나 단계에서도 증상 의심 시 검사, 격리, 동선파악 등의 기본지침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권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없어지기보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 접종률 증가, 치료법 개발, 자연 면역력 증강을 통해 독감과 유사한 방식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11월 시작을 목표로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채비에 본격 착수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13일 공식 출범, 4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은 이달 말을 목표로 위드 코로나 로드맵을 수립해나갈 계획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상 회복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의료대응체계’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들은 잘 갖춰진 의료대응체계와 함께 핵심 대책 중 하나인 ‘재택치료’를 위한 인력 보완 등 세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