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12억 하락”…못 믿을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2021-10-13 18:00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 전용 84.94㎡ 18억2500만원에 거래…이전 신고가 30억
"또 오기입이겠거니"…잇단 실수에 신뢰 하락
증여 등 확인할 길 없어 소비자 답답
"또 오기입이겠거니"…잇단 실수에 신뢰 하락
증여 등 확인할 길 없어 소비자 답답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 전용 84.94㎡는 최근 18억2500만원(9월 9일 계약)에 팔렸다. 이는 이전 신고가 30억원(8월 8일 계약) 대비 11억7500만원 낮은 수준으로, 한달 만에 12억원가량이 떨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 서초동 일대 중개업소 대표들은 "이번에도 또 실수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초동 L 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 리더스원 전용 84㎡는 현재 호가가 30억~32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며 "18억2500만원은 전세가 수준으로, 이 가격에 팔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W 중개업소 대표도 "매도자 우위시장"이라며 "18억원은 정상적인 거래일 수 없다. 중개업소의 실수일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서초구 관계자는 “신고자가 적은 가액 그대로로, 오기가 아니다”며 “문제가 있으면 국토교통부에서 관련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데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이 오기입 등 잦은 실수가 발생하면서, 시장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한 차례 출렁거렸다. 전용 97㎡가 40억원에 팔린 실거래가가 나와서다. 이전 신고가인 20억원 대비 수십억 뛴 가격에 팔리며 시장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산 입력 실수로 밝혀지며 이 역시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더구나 실거래가 시스템을 악용한 호가 조작도 횡행한다. 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재된 지난해 거래를 전수 분석한 결과, 전체의 4.4%인 3만7965건이 거래 취소됐고 이 중 신고가 거래를 취소한 것이 31.9%나 됐다.
앞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실거래가 시스템에 해당 부동산 거래가 직거래인지 여부를 추가하도록 한 바 있다. 부동산 중개인을 통하지 않은 직거래의 경우 가족 간 거래 등 특수 거래가 많고, 통상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래된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중개사의 소재지도 공개토록 해 원거리 투기 여부를 드러내도록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등기부 권리분석을 통한 부동산 거래 모니터링 방안 연구’ 용역을 이달 중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등기부 권리분석을 통해 △근저당권·가등기·가처분 등을 활용한 명의신탁과 다운계약 △거래신고 후 등기 신청이 없는 거래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