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人]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車에 미래가치 담는다

2021-10-09 06:00
제23회 대한민국디자인대상서 은탑산업훈장 수훈
글로벌 완성차 기업 거쳐 2016년 현대차 합류

이상엽 현대자동차 디자인담당(전무)이 미래가치를 담은 디자인으로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제23회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시상식에서 이 전무가 개인 부문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담당하며 한국 산업 디자인 수준을 한 차원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전무는 2016년 현대차에 합류했지만, 이전부터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홍익대 조소과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페라리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디자인회사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와 독일 포르쉐 디자인센터를 거쳤다.

이후 1999년 제너럴모터스(GM)에 선임디자이너로 입사한 뒤 미국 스포츠카 대표 모델로 꼽히는 카마로, 콜벳 스팅레이 등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주도하며 이름을 알렸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범블비'로 알려진 카마로가 그의 작품이다. 그는 카마로 초기 콘셉트부터 2008년 양산에 이르기까지 외장디자인을 직접 디자인했다.

2010년 폭스바겐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스코다 등 다양한 브랜드의 선행 디자인을 이끌었다. 2012년 말부터는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의 외장 및 선행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이후 현대차에 합류한 뒤에는 △현대차 '센슈어스 스포니티스(Sensuous Sportiness)' △제네시스 '역동적인 우아함’ 등 두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을 명확하게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네시스의 상징이 된 '쿼드램프'도 그의 작품이다. 또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을 선보였다.
 
이 전무가 디자인을 주도한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수소전기차 '넥쏘', 콘셉트카 '프로페시'와 제네시스 대형 세단 'G90', 중형 세단 'G70', 콘셉트카 '에센시아' 등은 세계적인 규모의 디자인 대회에서 잇따라 상을 받았다. 또한 현대차그룹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 등도 글로벌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했다.
 
이 전무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이 같은 그의 철학은 그가 디자인한 자동차에 녹아 있다.

올해 출시된 아이오닉5에도 친화적 소재와 색상을 적용해 차별화된 감성을 나타냈다. 곳곳에 사용된 페인트는 유채꽃과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이 사용됐다. 시트도 바이오 성분을 활용한 원단에 식물성 오일을 사용해 염색했다. 친환경 공정을 활용해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콘셉트카 프로페시도 마감재나 내장재 등은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구성돼 있다.  

이 전무는 "이번 수훈은 개인의 영광이기에 앞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열정과 고통을 나누었던 우리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믿는다"며 "디자인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중 브랜드 현대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한 여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현대자동차 디자인담당(전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