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선박 억류해 조사중

2021-10-05 16:51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보고서 공개...北 중고 선박 구매 사례 늘어

 

지난달 24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선박을 억류해 조사 중이다. 

4일(현지시간) 공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중간보고서는 한국이 2017년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 ‘빌리언스 18(Billions No.18)’호를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지난 5월 몽골 국적 선박으로 위장해 한국에 입항했다. 

해당 선박은 북한 선박 ‘례성강 1호’에 선박 대 선박 환적 방식으로 유류를 불법으로 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는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으로의 유류 등 물품 환적 행위를 일체 금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이 선박은 6개월간 억류되며, 이 선박이나 선박 소유주가 또 다른 안보리 결의안 위반 의심활동을 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북한의 정유나 사치품 밀반입, 석탄 수출이 현격하게 감소했지만 해상에서의 제재 회피 행위는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북한이 중고 선박을 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적 선박이었던 '신평 5호'도 중국 업체에 팔렸다가 지난해 10월 북한 선박으로 등록됐고, 2019년 북한에 고급 차량과 전자제품을 실어나른 것으로 알려진 '지위안호'도 홍콩 회사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 한국 기업 소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한국 중고선박을 취득한 사례가 2019년부터 나타나고 있는데 해운업계를 대상으로 우리 선박이 북한 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적극적인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위한 혐의는 적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