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문화재단, 안산시 소장 진본전 '표암과 단원' 열려
2021-10-05 11:14
5일 재단에 따르면, 안산시는 199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안산을 ‘단원의 도시’로 명명한 이후 단원 김홍도, 표암 강세황의 작품들을 함께 수집하며, 진본전시와 다양한 행사를 거쳐 단원 김홍도와 안산의 연관성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 표암과 단원은 40년 세월을 스승과 제자, 동료이자 지기(知己)로 함께 하며 조선의 문예 부흥기(영·정조시대)를 이끈 두 예인의 화업을 조명해 보는 자리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에 적힌 화제(畵題)의 일부를 보면 ‘終身布衣 嘯詠其中(종신포의 소영기중) 평생토록 벼슬 없이 시가나 읊으며 살리라’는 대목이 나온다.
포의풍류도는 단원 김홍도가 도화서 화원에서 연풍 현감까지 벼슬을 지내고 이후 파직당하게 된 무렵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선비의 여유로운 삶을 담은 인물화지만, 선비나 문인으로 벼슬 없이 살고자 했던 단원 김홍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다소 자전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중인(中人) 신분이었던 단원과 달리 표암 강세황은 명문가의 자제로, 일찍이 벼슬길을 포기하고 처가가 있는 안산에서 30여 년을 지내다 늦은 나이 벼슬에 오르게 된다.
표암은 안산에서 기거하면서 어린 단원에게 그림을 가르쳤고 심사정과 최북, 허필 등 예인들과 아회(雅會)를 통해 교유관계를 이어가며 조선 후기 화단을 이끌게 된다. 시(詩)·서(書)·화(畵)에 능해 '삼절(三絶)'이란 칭호를 얻으며, 조선 후기 문인이자 화가, 평론가로 이름을 떨쳤다.
벼슬보다 예술에 전념했던 표암은 문인 화가로서의 입지와 실천적 자세를 갖추고 있어 오랜 시간 함께한 단원에게 많은 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단원 김홍도 화풍의 전성기라 불리는 50대 전후 작품들과 문인적 화의(畵意)를 담아낸 표암 강세황의 작품들이 전시돼 문인 화가로서의 원숙한 예술세계를 만나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2009년 안산시에서 처음 매입한 단원 김홍도의 사슴과 동자부터 2020년 매입한 공원춘효도와 여동빈도, 표암 강세황의 묵포도도에 이르기까지 총 15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전시는 11월 6일까지 유료로 진행되며, 11월 8일부터는 영인본으로 대체하여 상설(무료)로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