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제2의 헝다? 화양녠도 디폴트 위기

2021-10-05 14:16
화양녠, 2445억원 달러채 상환불이행··· 디폴트 위기
헝다발 리스크에··· 中 부동산기업 재무건전성 우려↑

중국 선전 소재 부동산 개발업체 화양녠(花樣年·판타지아). [사진=바이두]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中國恒大)에 이어 또 다른 중견 부동산 개발업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헝다발 리스크보다 크지는 않겠지만, 디폴트(채무불이행) 압박이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화양녠, 2445억원 달러채 상환불이행··· 디폴트 위기↑
4일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 등에 따르면 중국 중견 부동산 개발업체 화양녠(花樣年·판타지아)은 이날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 중국 정부 규제 등 요인으로 유동성이 악화돼 상환해야 하는 달러채 2억600만 달러(약 2445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화양녠이 2016년 발행한 5년 만기 달러채로, 표면금리 7.375%에 원금은 5억 달러어치다. 이 중 일부만 갚고 결국 나머지는 제때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맞닥뜨린 것이다. 

화양녠의 자회사 차이성훠(彩生活)도 이날 만기가 도래한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다. 앞서 차이성훠는 지난달 30일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으로부터 7억 위안 규모를 대출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까지만 해도 화양녠은 자본이 충분하고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이후 29일부터 갑작스럽게 홍콩증시에서 주식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5일에도 화양녠의 주식 거래는 중단된 상태다. 

화양녠의 회사채 가격은 디폴트 리스크 고조에 급락했다. 채권 가격 정보 시스템 트레이스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화양녠의 쿠폰금리 6.95%의 12월 만기 달러채는 액면가 1달러당 38센트를 기록, 30센트 가까이 하락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화양녠의 신용등급을 모두 하향조정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화양녠의 신용등급을 또 CCC-로 내렸다. 신용등급을 B로 강등한 지 20일 만이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도 각각 화양녠과 관련기업의 신용 등급을 일제히 끌어내리며 앞으로 몇 주 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헝다발 리스크에··· 中 부동산기업 재무건전성 우려↑
사실 화양녠은 앞서 유동성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헝다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지난해 기준 화양녠의 매출은 492억1000만 위안(약 9조원)으로, 중국 부동산 100대 기업 순위에서 69위를 차지했다. 헝다는 같은 기간 7038억 위안(약 129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전체 2위다. 부채 규모도 830억 위안(약 15조원)으로, 헝다의 3000억 달러(약 356조원)에 비하면 현저히 적다. 

하지만 헝다발 리스크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런 소식은 중국 투자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시장에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신용등급이 낮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채권금리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며 더욱 큰 압박에 놓였고, 이 같은 부담이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35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짊어진 채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헝다는 디폴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달만 1건의 달러채와 3건의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현재 헝다는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2건의 달러채  이자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