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군의 날에도 종전선언 띄운 文 “안보 신뢰·자부심으로 제안”

2021-10-01 12:15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참석…“자주국방 역량 강화”
사상 처음으로 해병대서 개최…‘국민의 군대, 대한 강군’
“평화는 통수권자 책무…“軍, 뼈 깎는 각오로 혁신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종전선언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열린 기념식 기념사에서 “나는 우리의 든든한 안보태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우리 군을 신뢰한다”면서 “호국영령과 참전 유공자들의 헌신, UN군 참전용사와 한·미동맹의 강력한 연대가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민의 불안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출범 이후 국방개혁 2.0을 흔들림 없이 추진했다”면서 “미사일 지침을 폐지해 훨씬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군은 이지스함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장착한 잠수함에 이어 3만t급 경항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공군은 순 우리 기술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을 빠르게 충족하고 있다”면서 “오늘은 우리 군 전력으로만 선보이는 피스메이커 상륙작전으로 국민들은 믿음직한 국군의 면모를 충분히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국방예산 증액 △차세대 무기개발 R&D(연구·개발) 예산 확대 △장병 봉급 인상 등의 성과를 일일이 언급했다.

먼저 “내년도 국방예산으로 2017년보다 37% 증액된 총 55조2000억원을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첨단 기술의 핵심전력과 차세대 무기 개발을 위한 R&D 예산을 더욱 대폭 늘려 4조9000억원을 책정했고, 실전 훈련을 위한 가상현실・증강현실 모의훈련체계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기준 최저임금 수준이란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면서 “병장 기준 봉급은 67만6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했다”면서 “하루 급식단가도 1만1000원으로 늘었고, 18개월 복무기간 단축은 올해 12월이면 완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군의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군사법원법을 개정하는 등 군 스스로 고강도 개혁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혁신의 핵심은 인권이다. 군 인권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하는 것이 강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군, 해군 등 성추행 피해 여군 부사관의 사망 사건이 잇따르며 군의 신뢰가 타격을 입은 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경북 포항에서 국군의 날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최초의 상륙작전을 벌인 곳이다.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중요 거점이었다는 종합적인 상징성을 고려해 장소를 선정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포항은 해병들의 고향이다. 1950년 7월, UN군 최초의 상륙작전이 펼쳐진 곳이자, 해병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이 영일만에 있다”면서 “사상 최초로 이곳 포항 영일만에서 해병대와 함께 국군의 날 기념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6월 취역한 해군의 최신 대형수송함(LPH)인 마라도함 함상에 마련된 본행사장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각 군 총장, 해병대 사령관, 해병 1사단장 등 국방부 및 군 인사 20여명, 연평도 포격전 유공자,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및 상륙작전 참전용사 50여명, 보훈 단체 및 예비역 단체 관계자 20여명 등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3월 26일 열린 서해수호의 날 최초로 공식 석상에서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용어를 썼던 문 대통령은 김정수 소령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천중규·김상혁 상사에게 인헌무공훈장을, 이준형 중사에게는 무공포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