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전국 법원 성폭력 전담재판부 중 성폭력 전담 50%도 안 돼
2021-10-01 10:27
성폭력 전담재판부 판사, 별도 배정기준 없이 1~2년마다 보직변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성범죄 재판에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이유가 성폭력 전담재판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사법연감'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법원(특허·회생·가정법원 제외) 성폭력 전담재판부 173곳 중 '성폭력 사건'만 전담하는 재판부는 76곳(4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7곳은 성폭력 범죄를 포함해 교통, 외국인, 선거, 부패, 소년, 국민참여재판 등도 함께 맡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름만 성폭력 전담재판부"라고 지적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인천지방법원의 사례를 들었다.
대법원 '전문재판부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기타 전문재판부'를 둘 수 있고, 전문분야를 전담하는 전문재판부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담재판부의 취지를 훼손하는 규정"이라고 비판했다. 성범죄는 사건 수도 많고, 사건을 심리하는 판사가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유·무죄 판단과 2차피해 방지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 의원은 "복수의 지방법원에 따르면 별도 기준 없이 정기 인사로 성범죄 전담재판부 판사가 배정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재판장은 2년, 재판장이 아닌 법관은 1년 보직한 후에 인사이동 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지방법원은 지난 10년간 보직기간이 끝난 성범죄 전담재판부 소속 판사 163명 가운데 124명(76.1%)이 1년 이하로 보직했다.
이에 김 의원은 "성폭력 전담재판부가 전문성도 감수성도 있을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